한인은행권 ‘대변화의 핵’

올 초 증자 추진이 최대 이슈가 된 가운데 현재 한인은행권은 사상 최대의 변화를 겪고 있다. 현재로서는 어떠한 예상을 한다는 것이 무리가 있긴 하지만 한인은행가에서는 이번 한미은행과 새한은행의 증자 추진에 대해 여러가지 추측과 예상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또 만일 우리금융의 한미은행 인수가 이뤄지고 벼랑 끝에 몰린 새한은행도 증자를 통해 한 고비를 넘길 경우 은행가는 이후 여러 이슈가 새로 등장할 것으로 보여 한인은행가는 앞으로도 계속 한인들 뿐만아니라 주류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 우리금융의 한미은행 인수 추진
 
한국에서 마치 인수 합의가 이뤄진 것처럼 보도가 나왔지만 아직 인수가 확정되지 않았다고 한미은행측이 공식입장을 밝힌 만큼 최종 인수 및 한미은행의 증자에는 갈 길도 멀고 해결해야 할 일도 많은 상황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FRB의 승인여부다. 이미 리딩투자증권이 주도한 IWL파트너스의 투자 추진에 대해 거부감을 보인 감독국이 과연 우리금융이라는 지주사가 직접 나선 인수에 대해 승인을 할 것이다.
 
감독국의 입장은 일단 지주사의 직접 투자에 대해서는 큰 거부감은 없는 느낌이지만 사모펀드가 함께 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감독국의 또다른 저지도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2억달러 중 절반씩을 내는 투자가 아닌 우리금융쪽이 보다 많은 지분을 가지는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얘기다. 한 금융관계자는 “이미 두차례 거부를 당한 입장에서 최대한 감독국의 요구에 만족한 조건으로 투자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번에는 비교적 낙관적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하지만 여전히 외국자본의 금융권 유입에는 고자세를 일관하는 감독국인 만큼 어떻게 상황이 전개될 지는 앞으로 많이 남은 절차만큼이나 예측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로이터통신은 24일  BMO캐피탈마켓의 말을 인용해 감독국측이 우리금융측이 이미 미국에 법인을 두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한미은행의 인수를 허락할 수도 있다고 밝혀 주목된다. 

▶ 새한은행의 증자
 
새한은행은 일단 3090만달러까지 투자 합의를 이룬 상황이지만 목표액인 6천만달러까지는 이제 절반을 살짝 넘은 상황이다. 증자명령 시한이 얼마남지 않은 가운데 새한측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새한의 경우 전체 자본금 중 이번 증자에 한국에서 유입되는 투자금액이 약 25%정도에 그치고 있다는 점으로 볼 때 감독국이 승인을 해 줄 수도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도 해볼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감독국이 원하는 조건까지 갖추기에는 할 일이 많은 상황이며 시간도 촉박하다.
 
따라서 현재는 과연 감독국측이 목표액을 시한 내에 채우지 못할 경우에 새한 측의 시한 연장 신청을 받아 줄 것이냐는 점이다. 어느 정도 투자 계약이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은행측의 노력을 높게 사서 연장을 받아 줄 것이라는 의견과 워낙 고자세로 일관하는 감독국측이 받아주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 두 은행의 증자 성공 여부가 타은행에 미치는 영향
 
현재로서는 어떤 예상도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한미와 새한의 증자 성공여부는 타 한인은행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두 위기 은행의 증자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현재 증자를 추진 중인 한인은행들에 대한 증자도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작은 은행들의 경우 투자자들의 대부분은 이사들과 친분관계가 있는 사람들이 많다. 따라서 이들이 다른 은행의 증자 성공을 보면서 각 은행의 투자에도 참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대로 증자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들 투자자들이 더욱 돈줄을 쥐고 놓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각 은행들이 생존을 위한 증자에 성공하더라도 앞으로 영업을 위한 자금 유동성을 충분히 갖출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현재 끊임없는 부실대출과 감독국의 집요한 자본비율 유지 요구로 인해 은행들이 정상적인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증자 이후 과연 언제쯤 경영 및 영업이 정상화를 이뤄낼 수 있을 지는 경영진과 이사회의 숙제로 여전히 남게 된다.
 
또 위기 은행들을 바라보고 증자를 하거나 인수를 염두에 두었던 은행들은 이 계획의 무산으로 인한 부담감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 TARP 지원으로 인한 이자가 올해부터는 또 올라감에 따라 기존 고정 비용은 증가하는 가운데 영업으로 인한 인컴의 증가를 끌어내지 못할 경우 올해 1분기 실적이 저조할 수 밖에 없고 이 실적이 주가에 그대로 반영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성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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