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속에서 불안한 경제상황에 대비해 저축을 하고 자신의 소비를 계속 관찰하는 미국인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내셔널 크레딧카운셀링재단(National Foundation for Credit Counseling, 이하 NFCC)이 미국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내셔널 파이낸셜 리터러시 설문조사(National Financial Literacy Survey)에 따르면 미국내 성인 중 67%는 은퇴자금을 제외한 다른 저축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7년 63%에 비해 4%p 늘어난 것이다. 특히 저축을 하고 있다는 성인들 중 24%는 1년전에 비해 오히려 저축량이 늘었다고 답했다.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 저축을 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은 불확실한 경제여건이 언제까지 갈 지 모르기 때문에 이에 대비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적게나마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것으로 풀이된다.하지만 여전히 저축은 커녕 소비를 위한 예산이 전혀 없다고 답한 성인도 30%나 됐다. 또 불경기 속에서 자신의 소비성향을 파악하기 위해 계속 소비를 관찰하는 성인도 전체의 43%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5%는 전체적인 소비를 계산하지 않고 있으며 이들은 식비, 주택비, 그리고 여가비용에 얼마정도를 쓰고 있는지를 전혀 모르고 있다고 답했다. 모든 페이먼트를 제때 내지 못한다고 답한 성인은 28%인 것으로 조사됐고 특히 소수계들만 보면 이 비중은 47%로 크게 높아지고 있다. 성인 소비자 중 67%는 대부분 물건구입시 현금 또는 데빗카드를 사용한다고 했으며 크레딧카드 빚을 가지고 있는 성인은 41%인 것으로 나타났고 이 중 5%는 1만달러 이상 카드빚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비상시 어떻게 자금 조달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25%가 크레딧카드를 꼽았으며 29%는 ‘융자를 얻겠다’고 응답했다. 지난해에 비해 자신의 재정상태를 좋게 평가하는 사람도 늘었다. 2009년 조사에서 자신의 재정상태를 성적으로 표시할 경우 C, D, F라고 평가한 사람이 41%였으나 올해는 34%로 줄었다. NFCC의 수잔 키팅 CEO는 “소비자들이 자신의 소비상황을 계속 체크하고 경제상황에 맞춰 여윳돈을 만든다는 것은 재정 안정성 확보를 위해서는 좋은 일이다. 하지만 이같은 현상은 또한 현재의 경제 상황이 얼마나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면서 “이번 조사에서 몇몇 긍정적인 면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일부 항목에서는 재정적인 결핍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성제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