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왔지만 한인은행가 행장들은 올 여름 휴가를 제대로 다녀오기는 힘들 전망이다. 한인은행 대다수가 실적 부진의 늪에서 여전히 허덕이고 있는데다 증자, 인수합병 등 각 은행마다 직면하고 있는 이슈의 중압감 때문이다. 특히 최근들어 상업용부동산 대출 위기설이 증폭됨에 따라 이 부분에 상대적으로 비중이 많은 한인은행들로서는 긴장 속의 바쁜 업무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인은행들의 행장들은 여름휴가철을 맞고도 자리를 비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말 주주총회를 마친 나라은행의 앨빈 강 행장은 아직 여름 휴가 일정은 생각하지도 못하고 있다. 7월과 8월에 계속해서 투자관련 출장을 다녀와야 하는 바쁜 스케쥴만 있을 뿐 휴가 계획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 현재 한인은행가에서 가장 큰 이슈를 안고 있는 한미은행의 유재승 행장도 올해 하루 내지 이틀 정도 쉰 적은 있지만 정작 휴가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휴식을 취하지는 못하고 있다. 현재 우리금융지주와 인수, 그리고 청약과 주식공모 등을 통한 증자 등 걸려 있는 이슈가 워낙 막중한 탓에 여름 휴가를 다녀오기는 사실상 어렵지 않겠느냐라는 것이 은행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중앙은행의 유재환 행장의 경우 지난해 휴가 일정은 잡아 놓아놓고도 정작 제대로 쉬지 못하고 업무에 매달렸다. 유 행장은 올해도 일단 8월경에 휴가 일정을 고려하고 있긴 하지만 자리를 비울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최근 아이비은행을 인수한 뒤 모든 시스템의 재구축을 진행 중인 상황도 유 행장의 발길을 붙잡는 요인이다. 비상장은행들의 행장들도 예전처럼 1~2주간의 여름 휴가를 보낼 수 있는 처지에 있는 행장은 거의 없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서 짬을 내서 휴가를 다녀온 행장들도 있다. 올해 주류사회에 은행알리기에 누구보다도 바쁜 일정을 보낸 윌셔은행의 조앤 김 행장은 지난주 휴가를 보냈다. 일부에서는 휴가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당연히 챙겨야 하는 권리이기 때문에 산적한 업무 속에서도 가능하면 챙겨 다녀오는 것이 재충전을 위해서도 좋고 또 업무 효율성을 높일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행장들은 직원들에게 휴가를 잘 챙기라고 얘기하지만 정작 자신들은 은행의 수장이라는 책임감 때문에 휴가를 떠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성제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