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회생으로 소임 다했다”

지난해 위기를 잘 넘기고 올해 회생의 길을 걷고 있는 새한은행이 육증훈 행장의 갑자스런 사임으로 또한번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됐다. 육증훈 행장은 6일 새한은행의 행장직과 새한뱅콥과 은행 이사직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면서 사표를 제출했다. 측근에 따르면 육 행장은 올초 증자성공 후 지난 3월부터 자신의 소임은 은행 회생으로 다했다며 사의를 밝혀 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 이사회에서 이미 사표제출 의사를 밝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회측은 현 상황에서 경영진 교체는 있을 수 없다며 만류를 했지만 육 행장은 정해진 마음을 돌리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8년 10월 취임한 육 행장은 지난해 은행이 벼랑 끝까지 몰리는 어려운 시기를 극적인 증자성공으로 이겨냈고 은행이 회생의 길에 접어 들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회생의 길을 걷고 있는 가운데서도 감독국의 제재, 은행가에 떠도는 여러가지 소문 등 그동안 여러가지 이슈를 인해 심적으로는 적지 않게 부담감을 가졌기 때문에 이사회의 만류에도 육 행장은 사임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추측된다.
 
새한뱅콥의 발표에 따르면 육 행장은 오는 22일까지 행장직을 수행한다고 했지만 사표 제출 뒤 곧장 휴가를 떠나 사실상 더이상 행장직은 수행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새한은행은 새 행장이 선임될 때까지 또한번 힘든 기간을 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경기 상황이 은행권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영업정상화를 위해서 노력해야 하는 상황인데 은행의 수장이 떠나면서 이러한 행보가 그리 순탄하지 않을 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또한 올 초 증자에 성공한 뒤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했지만 아직 연방금융감독국으로부터 최종 승인이 나지 않고 있다. 승인이 늦어지는 것도 육 행장의 사임 결정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이사회 승인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주총회 날짜도 아직 정하지 못하고 있는데 경영진 공백까지 생겨 은행 전체가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져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대니엘 김 전무가 행장 대행을 하기로 결정했지만 감독국 제재하에서 김 전무 자신의 업무도 과중한 상황이고 새로운 행장이 선임되더라도 업무 파악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므로 행장 선임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여러가지 면에서 어려움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새한뱅콥이 즉각 행장선임위원회를 구성해 행장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듯이 행장 선임 시기는 현 상황에서 아주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성제환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