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은행 차압대란 알고도 무시’

뉴욕 타임즈가 14일 미국의 대형 렌더들이 최근의 차압중단 사태를 수년전부터 예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했다고 보도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2002~2007년 부동산 버블이 절정에 이른 이 기간 대부분의 대형 렌더들은 단기간의 수익 증대에만 치중, 경험 없는 직원을 기용하거나 대출자의 신용 및 상환 능력에 대한 검증에 소홀했다. 결국 이 기간 이뤄진 모기지 대출의 상당수가 디폴트에 처해졌고 이는 곧 이번 부동산 대란의 원인이 됐다.
 
당시 일부 은행 관계자들과 정부 관계자들은 만일 규정을 제대로 적용하지 않으면 결국 상당수의 모기지 대출이 차압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경고한바 있다.
 
하지만 은행측은 이를 무시하거나 사태가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안이한 태도로 일관해 왔다.
 
FDIC의 셀리아 베어 의장은 “결국 차압증가나 융자 재조정이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하고 조치를 강구할 것을 권했었다”며 “하지만 렌더들은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의 여파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뉴욕 타임즈에 따르면 체이스 은행의 경우 소위 ‘버거킹 키드(Burger King kids-특별한 수련 과정 없이 바로 일하게 되는 경우를 뜻함)’ 를 고용 바로 모기지 업무를 맡겼다. 시티그룹과 GMAC 경우도 모기지 경험이 없는 신규 직원에 이 업무를 맡겼으며 이로 인해 다량의 서류가 검토 없이 폐기 처분됐다. 또한 골드만삭스의 일부 직원들은 “시간도 없었지만 내가 도대체 뭘 사인하는지도 몰랐다. 나는 대출 담당 경험이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뉴욕의 CTV 뉴스는 이들 모기지 비경험자들을 로보 사이너 (Robo Signer)라고 칭하면서 모기지가 무엇인지, 어떤 서류를 어떻게 검토할 지도 몰랐던 이들이 대출 업무를 담당했으니 이런 시장 붕괴가 일어난 것이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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