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셔은행 유 행장 선임까지 무슨일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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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셔은행의 조앤 김 행장이 전격 사임하고 새로운 행장으로 유재환 행장을 영입한 것은 올해들어 타운 은행가에서는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 2007년말 윌셔은행의 민수봉 전행장이 물러난 후 3개월동안 행장을 대행을 맡아오다 2008년 4월부터 공식 행장에 취임한 조앤 김 행장의 계약기간은 원래 오는 3월까지다.
 
통상적으로 은행장의 경우 임기 만료 3개월 전에는 연임여부를 이사회가 결정하는데 이 기간이 지나면서 김 행장에 대한 연임여부가 타운에서는 관심거리가 됐다.
 
연임에 대한 결정이 나오지 않자 지난해 2분기 적자와 배당금 지급 중지가 됐다는 것이 김 행장의 연임 결정에 걸림돌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았다.
 
하지만 그래도 금융위기 속에서도 파산한 미래은행을 인수하고 한인은행 중 자산규모 1위 은행으로 윌셔를 키웠다는 점, 그리고 마땅한 행장 후보가 없다는 점 등이 맞물리면서 김 행장의 연임이 이뤄질 수 있다는 예상도 만만치 않게 설득력을 가졌다.
 
그러나 올해 들어 상황은 급변했다.
 
나라은행과 중앙은행의 합병추진 발표에 따른 소외감을 느낀 유재환 전 중앙은행장이 해임이 되면서 한인은행가는 행장교체설이 끝없이 이어졌다. 우선 유 행장이 한미은행장으로 내정이 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유 행장은 갑자기 윌셔은행쪽으로 선회했고 이후 유 행장의 윌셔은행장 내정은 은행가에서 거의 사실로 받아 들이는 분위기였다.
 
유 행장 내정설로 인해 조앤 김 행장이 사의를 표했다는 등의 소문이 나돌았다. 이에 윌셔 이사회측은 지난달 19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수습에 나섰다. 이날 행장인선위원장인 김규현 이사는 “현재 결정된 것이 없으며 앞으로 행장 후보자를 받아 차기 행장을 결정할 것”이라면서 “조앤 김 행장도 후보 중의 한명”이라고 밝혔다. 은행측도 직원들에게 조앤 김 행장이 임기를 마칠 때까지는 계속 행장으로 일할 것이라며 동요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김 행장이 연임이 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거의 없었고 여기에 지난달 25일 발표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윌셔은행 사상 최악의 분기실적이 되면서 김 행장은 사임은 사실상 결정됐으며 그 시기가 언제냐가 관심의 중심이 됐고 유 행장의 윌셔행도 더욱 힘을 얻었다.
 
결국 조앤 김 행장은 3월까지 기다리지 않고 17일 사표를 제출했고 윌셔측은 다음날인 18일 김 행장의 사임과 유재환 행장의 선임을 공식발표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의 성과도 적지 않지만 지난해 손실규모는 경영진이 좋은 경험을 했다고만 하기에는 힘든 상황이었을 것”이라며 김 행장의 사임도 예견된 것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성제환 기자

 

윌셔, 왜 유행장 선택했나?

‘윌셔호 구할 경험자’평가

감독국과 관계· 인수합병건도 고려

윌셔은행이 새로운 행장으로 유재환 행장을 택한 것은 그동안 보여준 행장 경험과 금융위기 상황에서 미리 대처했던 점을 높게 평가한 결과로 분석된다.
 
유재환 행장은 지난 4년간 중앙은행의 행장으로서 중앙은행이 금융위기를 잘 헤쳐가는 데 큰 능력을 보여줬다. 특히 금융위기가 발발하고 상업용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 시작하자 한인은행 중에서는 가장 먼저 디레비러징 전략을 펼쳐 중앙은행이 위기상황을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했다.
 
이과정에서 중앙은 2009년 내내 손실을 기록하면서 한해동안 4000만달러가 넘는 손실을 기록했다. 외부감사기관까지 동원하면서 과감한 부실대출 정리 작업 펼쳐 자산건전성과 은행의 투명성을 확보했으며 이후 중앙은 2009년말 2회에 걸쳐 총 8600만달러의 유상증자까지 성공했다. 이러한 과감한 부실정리와 자본확보는 지난해 중앙은행이 한인은행중에서는 유일하게 4분기내내 순익행진을 이어갈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이는 윌셔은행이 부실자산 청산 작업이 늦어지는 바람에 지난해 4분기 사상 최악의 분기실적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를 보이는 것이고 이러한 경험을 지닌 유 행장이 새 수장으로 또한번 위기 대처를 해 줄 것을 윌셔가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윌셔 행장인선위원회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유재환 행장이 2008년부터 문제대출에 대한 대처라고 미래 상황에 대비한 점이 행장 결정에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됐다고 전했다. 특히 정리작업으로 인해 막대한 손실이 나왔지만 이를 곧장 만회했다는 점도 높게 평가됐다는 전언이다.
 
인수합병을 염두에 둔 선택이라는 분석도 있다. 유 행장은 한미은행장으로 있으면서 지난 2004년 한미의 PUB 인수를 이뤄냈으며 중앙은행장으로 일하면서 지난해 파산한 아이비은행을 인수한 경력이 있다. 이같은 경력이 나라은행과 중앙은행의 합병으로 인해 한인사회에 최대 은행 탄생이 다가오고 있는 상황에서 윌셔에게는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성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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