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김의 경제 이야기] 원유-금-달러의 상관관계

경기부양을 위해 전세계적으로 기록적인 액수의 유동성 통화가 공급된 상황에서 농산물을 비롯한 거의 모든 원자재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다. 여기에 중동지역에서 촉발된 민주화 운동으로 국제유가 마저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을 유발, 원유 의존국뿐들 아니라 전세계 경기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운송비와 난방비의 동력원으로 쓰이는 원유 가격의 상승은 사실상 우리가 일상 생활에 필요로하는 모든 재화의 가격에 반영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1950년대 초반 유명한 지질학자였던 킹 허버트는 유전의 발견에서 생산단계를 거쳐 고갈에 이르는 주기가 일정한 패턴을 나타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이 모델을 토대로 미국의 원유 생산은 1970년을 정점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정확히 적중했다.
 
같은 모델로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세계 원유 생산량은 2005년에서 2010년 사이에 최정점을 통과한 후 그 이후에는 영원히 하강 곡선을 그릴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세계의 원유 매장량은 매년 6%의 속도로 고갈되어가고 있는 반면 소비량은 매년 2%의 성장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최근 최고의 투자 종목으로 인기가 높은 금과 원유가격은 어떤 상관 관계가 있을까?
 
원유와 금의 직접적인 관계는 1933년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의 수출 결제 수단으로 금을 지정하는데서 비롯됐다. 이슬람은 종교적인 이유로 미래의 지불에 대한 약속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화폐를 비롯한 다른 지불 수단은 사용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이후 OPEC의 결의에 의하여 원유 수출 결제는 미달러화만으로 할 수 있도록 공식화 되었지만 지금 산유수출국들 사이에서는 이 결제 수단을 유로화와 병행하거나 금, 은과 같은 귀금속으로 다시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이 심심치않게 나오고 있다.
 
현재 달러화는 통화량의 증가, 무역적자, 재정적자로 인하여 2001년 이후 그 가치가 1/3이나 하락했으며 이러한 문제점이 계속되는한 달러화의 가치 하락은 계속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산유수출국들은 달러화 대신 유로나 금 등을 결제통화로 사용하려 할 것이고 외환 보유국들은 달러화 위주의 자산 보유에서 탈피하며 달러의 하락세는 가속화 될 것이다. 
 
1944년부터 1971년까지 브레튼우즈 체제에 의거하여 국제금본위제도가 도입 되었때를 돌아보자.
 
당시 금은 온스당 35달러에, 그리고 원유는 배럴당 약 3달러에 고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60년대 말의 베트남전으로 인한 국력 소모와 2차 세계 대전 이후 유럽의 경제 성장으로 축적된 대 유럽 무역 적자로 1971년 닉슨 대통령은 달러화를 금으로 바꿀수 있는 금본위제도를 폐지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산유국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달러화로 금을 사들였고 불과 몇 년 사이에 원유는 10배 이상 상승한 배럴당 40달러, 금은 25배 가까이 오른 온스당 850달러를 기록하게 된다.
 
만일 향후 국제적으로 달러 자산의 기피 현상이 심화된다면 현재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수준의 달러화 하락, 원유 및 금 가격의 상승이 생겨나 70년대초의 경제대란이 반복되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
 
지난 50년 동안의 추세를 보면 금과 원유는 0.80 이상의 상관계수를 나타내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달러와 금은 -0.92에서 -0.95 사이의 역상관계수를 나타내어 강하게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왔다. 
 
같은 기간 동안 원유 1 배럴과 금 1 온스는 평균 1:15의 비율을 유지했는데 지난 몇년간 금 가격 상승으로 현재는 약 1:14로 돌아온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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