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셔은행이 1억달러 증자에 성공해 위기상황을 헤쳐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이번 증자성공은 은행의 유동성과 전략 수립, 그리고 은행의 이미지 반전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윌셔는 지난 8일 1억달러 규모의 보통주를 발행하겠다고 발표한지 불과 3일 뒤인 11일 증자를 마무리 했다. 윌셔는 주관사인 JP모건증권에게 초과 청약에 대비해 1500만달러(545만4540주)에 대한 30일 추가발행 옵션을 부여했는데 JP모건증권이 곧바로 옵션 행사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윌셔의 증자총액도 1억1500만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처럼 윌셔가 빠르게 증자를 마무리할수 있었던 것은 윌셔의 성장잠재력을 기관투자자들이 높게 평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윌셔는 얼마전까지 한인최고의 은행으로 평가 받으면서 금융위기 상황에서도 발전을 거듭해왔다. 부실대출 처리로 위기상황을 맞긴 했지만 약간의 발판과 성장동력만 주어지면 다시 성장가도를 달릴 수 있는 은행이라고 기관투자자들이 인정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행장을 교체하면서 윌셔가 회복 의지를 보여줬다는 점과 유재환 행장이 수장으로 앉은 뒤 강력하게 부실처리를 단행하고 있다는 점 등도 투자자들이 잠재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데 일조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최근 떨어진 주가로 인해 신주 발행가가 3달러 미만으로 낮아져 투자자들의 관심은 더욱 컸다. 올해 1월초 8달러가 넘던 윌셔의 주가는 두차례 실적 발표와 MOU 제재의 악재에 따라 급락하면서 11일에는 3.06달러까지 곤두박질쳤다. 이에 윌셔는 공모가 2.75달러로 정했다. 톱클래스 주관사를 선정한 것도 증자 성공에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윌셔는 이번 증자의 주관사로 월가에서도 최고 인정받는 JP모건증권을 선정했다. 최고의 주관사가 나섬에 따라 윌셔는 목표치인 1억달러가 넘는 청약을 받을 수 있었고 적절한 배분을 통해 당초 예정했던 1억달러를 맞췄다. 총발행주 3636만3600주 가운데 주관사인 JP모건증권이 2909만880주를, 공동주관사인 맥쿼리가 727만2720주를 각각 판매했다. 윌셔은행의 유재환 행장은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아주 높았고 이번주 내내 컨퍼런스콜이 이어졌다”면서 “오히려 청약이 몰려 분배 작업이 어려웠을 정도”라고 밝혔다. 만일 목표치에 모자란다면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을 수 있었겠지만 목표치를 넘긴 상황에서 윌셔는 더 시간을 끌 이유는 없었다. 특히 주가하락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시간을 끌면 추가적인 주가하락도 예상됐기 때문이다. 유 행장은 “증자는 주가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가능하면 빠르게 진행하고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일부에서는 투자액이 적거나 참여하지 못해 아쉬워한다는 얘기도 들었는데 윌셔 입장에서는 긴 시간을 가져갈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증자성공 발표가 나온 다음날인 12일 윌셔의 주가는 전날 3.06달러에서 4.25%(0.13달러)가 오르면서 3.19달러를 기록했고 무려 2324만6163주가 거래돼 이날 나스닥에서 가장 많은 거래량을 보였다. 성제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