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빈 칼럼] 윌셔은행 고객과 주주들의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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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셔은행이 1억달러 규모 증자에 성공했다.
 
이번 증자 성공으로 윌셔는 절체절명의 위기 국면에서 탈출할 수 있는 천금같은 기회를 얻게 됐다. 주가 폭락 사태를 어느 정도 막아낼 수 있게 됐고 또 자본금 확충으로 자기자본 비율을 적정선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1억달러를 긴급 수혈 받았다고 해서 윌셔의 위기가 모두 해소됐다고 판단하기엔 너무 이르다. 1억달러 자금 유치로 급한 불은 진화시킬수 있었지만 정작 위기를 촉발케 한 주 원인 즉 부실대출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윌셔는 지난해 후반기부터 부실대출 사태에 봉착, 최근 2개분기 동안 9천만달러가 넘는 막대한 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그 결과 재무구조가 급격히 나빠지면서 심각한 자본잠식 상황이 발생했고 주식 가격도 올 1월초 주당 8달러에서 5월12일 현재 3.19달러로 폭락했다. 주식 가격이 해당기업의 경영 현황을 즉각적으로 반영시키는 바로미터(barometer)라는 점에서 볼때 최근의 윌셔 주가 변동추이는 자못 심각한 상황인 것이다.
 
이런 배경속에서 추진한 1억달러 규모의 보통주 공모는 성공했지만 증자의 후폭풍을 어떻게 막아내느냐가 1차적 관건으로 지목되고 있다.
 
우선 시장 거래가보다 10% 가량 낮게 책정된 공모가격이 후유증으로 남게 될 전망이다.
 
이번 보통주 공모가격은 주당 2.75달러였다. 공모의 마감시간은 주식시장 폐장이후인 11일 오후 3시쯤으로 추정되는데 이날 종가는 주당 3.03달러였다. 시장가격보다 공모가를 낮게 책정한 셈이다. 기존 주주들의 입장에서는 이번 공모로 추가 손실이 발생했다는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는 요인이다. 아울러 기존 주주들에게 참여 기회를 주지 않았다는 것도 시비거리다.
 
또한 이번 증자로 예상되는 대대적인 지분율 변화도 지켜봐야 할 사안이다. 종전엔 총 발행주식 2940여만주의 30%가량을 이사진 및 경영진 등 내부인들이 보유했었지만 이번 증자로 총발행주가 6583여만주로 늘어나면서 내부 지분율은 12~13%선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다시말하면 외부 기관투자자들의 지분율 확대로 인해 외부 간섭에 쉽게 영향받을 수 있는 지배 구조로 바뀐 것이다. 윌셔 대주주 입장에서는 ‘결코 원치 않는 상황’이다.
 
이같은 지분율 변화는 향후 윌셔의 운명을 점치는데 중요 요소로 작용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기관투자자들은 시시콜콜한 경영 간섭을 하지 않는게 일반적이고 또 그동안의 관행이었다. 그러나 영업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거나 이사회 및 경영진의 리더십 또는 경영 전략에 불만사항이 발생할 땐 상황이 달라진다. 최악의 경우 기관투자자들이 서로 연대해서 임시주총을 소집, 이사회 및 경영진 불신임안을 가결시킬수도 있다는 것이다. 10여년전 중앙은행의 경영위기 상황 때 기관투자자들이 이사직 두자리를 요구, 직접 이사회에 참여해 경영전반에 걸쳐 간섭하는 등 실력행사를 보였던 전례가 있었다.
 
타운금융권에서는 윌셔측이 이미 이번 증자 추진에 앞서 이같은 후폭풍에 대해 충분히 검토,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대비책을 세웠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남은 과제는 얼마나 빠른 시간에 경영정상화를 이루느냐에 달렸다. 이번 증자로 자본비율을 예전 수준으로 되돌려 놓으면서 자금 여력이 생겼다. 증자 효과가 소진되기전에 부실대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윌셔의 경영진에게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게 문제다.
 
최근 사령탑을 교체한 윌셔 경영진이 탁월한 경영 능력의 발휘를 잔뜩 기대받고 있는 중대한 시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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