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신규 지표 우려
지난달 비농업 분야에서 미국의 신규 일자리 창출 규모는 제로(0)였고 시간당 임금은 0.1% 하락했다. 미국 경제는 70% 정도를 소비에 의존하고 있다. 일자리가 늘지 않는 상황에서 임금까지 하락했다는 점은 미국 경제의 성장 동력이 위협받고 있다는 의미다. 더구나 지난달까지 발표된 경제 지표에는 연방 정부의 채무 한도 증액 협상 과정에서 드러난 미국 정치권의 분열과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증시의 변동성 확대 등이 반영되지 않았다. 이달부터 발표될 소비 등 경제 지표들이 이전보다 더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RBC캐피털마켓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톰 포첼리는 “9월에 소비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 기업실적, 하향 우려
기업 실적은 지금까지 비용 삭감과 고용 축소, 해외 판매 증가 등으로 호조를 보였다. 하지만, 경기가 개선되지 않으면 자체적인 노력으로 실적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실제 애널리스트들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에 속한 기업들의 3분기 실적 전망치를 낮췄다. S&P 500 기업의 3분기 이익 전망치를 7월의 주당 25.31달러에서 24.94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S&P의 크리스틴 쇼트는 이런 전망치 조정에 대해 “상당히 많이 내린 것이다”고 평가했고 크레디트스위스의 더글라스 클리고트는 “기업 실적이 내년에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 연준, 부양책 제시하지 않을 수도
경기가 침체 국면으로 빠질 수 있다는 우려에 많은 투자자는 연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지난해 11월 연준이 시작한 6천억달러 상당의 2차 양적 완화의 효과를 바라고 있다. 연준이 지난해 8월 2차 양적 완화를 암시하자, 다우 지수는 연말까지 14% 상승했고 원유와 구리는 각각 22%와 31% 뛰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섣부른 기대를 할 수 없다. 우선 연준이 어떤 조치도 하지 않을 수 있고 부양책을 내 놓는다고 해도 효과가 없을 수 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연준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통해 장기 금리는 내리고 단기 금리를 올릴 수 있지만, 주식이나 원자재 시장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 유럽, 채무 위기 재부각
이달에는 위기가 다시 두드러진 유럽의 재정 위기를 다룰 주요 일정들이 기다리고 있다. 오는 7일 독일 법원이 그리스 구제금융 지원에 대한 위헌 여부를 판결하고 8일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정책회의를 한다. 프랑스, 독일 등에서 그리스의 2차 지원안에 대한 비준 투표도 이달에 시행된다. 핀란드가 그리스 지원에 대한 담보를 요구하는 등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JP모건체이스는 이달 중순 이탈리아의 국가 신용등급이 여러 단계 내려갈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JP모건 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로버트 미셸은 “그리스의 구제금융안 비준에 대한 회의론이 시장에 있다”고 말했다.
▲ 정치, 마비 수준
금융시장에서 정치의 역할이 크지만, 현재로서는 기대하기 어렵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갈등이 심해 재정 감축안의 세부 내용을 쉽게 합의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유럽에서도 프랑스, 독일, 이들을 제외한 국가 간에 이견이 있어 위기를 해결할 해법을 찾는 데 어려움이 있다. JP모건체이스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최근에 발생한 증시의 매도세는 미국과 유럽의 정치적 마비 때문이었다”고 분석했다.
뉴욕/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