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주간전망]유럽위기 최대 관건

 뉴욕증시는 이번주(12∼16일)에도 심한 변동성과 함께 널뛰기 장세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국)의 재정위기가 오리무중의 난기류에 휩싸여 있는데다, 미국에서는 투자자들을 실망시킬 다수의 경제지표가 발표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주 다우지수와 S&P 500지수는 전주에 비해 각각 5%가 떨어졌고 나스닥 지수는 4% 이상 빠졌다. 노동절을 제외한 4거래일 동안 화살표가 위를 향한 날은 하루뿐이었다.

   미국이 느리지만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연방준비제도(연준) 베이지북의 평가는 `1일 천하’로 끝났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공개 연설에서 구체적인 경기부양 방안을 밝히지 않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경기 부양책도 아무런 약효를 발휘하지 못했다.

   급기야 주말을 앞두고 유럽중앙은행(ECB)의 불화설까지 알려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했다.

   ECB 집행이사로 일해온 유에르겐 슈타르크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돌연 사임한 것을 계기로 촉발된 ECB발(發) 충격의 여진은 이번 주에도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슈타르크 이사는 남유럽 국가들의 채권을 매입하는 ECB 프로그램을 반대해온 인물로, 그의 갑작스런 사임은 ECB 내부의 의견 충돌에 따른 것으로 해석됐다.

   그의 사임에 대해 시장 관계자들은 ECB가 유럽 재정위기 해결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 않으며 경제 회생을 위한 구체적 비전도 제시하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했다.

   그리스가 조만간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를 선언할 것이라는 소문의 진위도 중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리스는 근거없는 소문이라 해명했으나 시장을 진정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번주에는 중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별로 없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눈은 미국에서 발표될 일련의 경제지표로 향하게 된다.

   13일에는 수입ㆍ수출 물가, 다음날은 모기지 신청건수와 소매판매, 공장재고 등이 발표된다. 15일에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 지수와 실업수당 청구건수 등이, 16일에는 소비자 심리지수가 공개된다.

   시장 관계자들은 미 경제에 대한 실마리를 보여줄 이들 경제지표의 다수가 투자자들의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경기부양책에 공화당이 어떻게 반응하느냐도 관심사다. 오바마는 4천50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안을 발표했지만 의회 통과까지는 거센 논란이 예상된다.

   그러나 주된 관심은 역시 유럽이다. 유로존의 재정 위기 문제는 2년 가까이 고질병처럼 치유되지 않으면서 글로벌 시장의 투자자들을 여전히 불안하게 하고 있다.

   크레디스위스의 앤드루 가스와이트 애널리스트는 유럽의 리더십 실종 문제를 들어 S&P 500 지수의 목표를 올해는 기존 1,220에서 1,180으로, 내년에는 1,300에서 1,260으로 낮췄다.

   뉴욕 페더레이티드 인베스터스의 필 올랜도 수석 전략가는 로이터 통신에 지난주 유럽에서 기준금리 동결과 ECB 이사의 사임 등 빅뉴스가 잇따랐다면서 “당장은 유럽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증명해 보일 수는 없지만, 유럽을 둘러싼 많은 소문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며 “따라서 이번주에도 관심은 유럽에 쏠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뉴욕=연합뉴스) 정규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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