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한인금융권에서 쉬쉬하던 윌셔은행의 대출사고 내막이 주류사회 유력 경제매체를 통해 낱낱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그동안 한인은행가에서는 금융위기의 한복판인 2007년부터 2008년 사이에도 매분기 500만~800만달러씩 흑자를 나타내고 2009년 2분기에는 무려 1400만달러의 순익을 기록했던 윌셔은행이 지난해부터 갑자기 손실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원인에 대해 소문이 무성했던 게 사실이다.
윌셔은행을 둘러싼 의혹은 지난 2월 18일 조앤 김 행장이 전격 사임하면서 모종의 대출사고에 따른 문책설이 파다하게 퍼졌다. 심지어 은행감독기관의 제재는 물론 독직(瀆職) 사건의 혐의를 받아 연방 수사기관의 내사를 받고 있다는 설까지 나돌았다.
하지만 은행측에서 조앤 김 행장의 사퇴 배경과 관련, 일절 함구하는 바람에 소문이 확인되지는 못했다. 게다가 조앤 김씨가 사임 한달여 만에 커먼웰스뱅크 행장으로 취임하면서 ‘크게 흠 잡을 만한 과오가 없었기에 다른 은행에서 행장직을 맡을 수 있는 게 아니냐’는 상식적인 추론이 우세한 듯 했다. 그런 참에 LA비즈니스저널이 윌셔은행의 부실대출 경위를 공개하기에 이르러 자칫 한인은행들의 대출업무 방식과 관리감독 체계가 주류사회로부터 싸잡아 매도 당하지나 않을까 우려될 정도이다. 이 신문에 따르면 윌셔은행은 타인종 대출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2001년 이란계 미국인 아민포를 앞세워 중동계 커뮤니티의 스몰비즈니스 대출 실적에서 발군을 나타냈다.아민포는 조앤 김 행장이 윌셔은행의 최고대출책임자로 일하던 2001년 입행, 2007년까지 혼자서만 무려 8억달러의 대출실적을 기록했다. 신문은 같은 기간에 윌셔은행은 자산규모가 5억달러에서 20억달러로 4배나 커졌음을 근거로 “아민포가 윌셔은행의 성장에 견인차(major driver)였다”고 전했다.
윌셔은행의 ‘추락’은 지난 2009년 2월 글렌데일에서 세차업을 하는 한 대출고객이 아민포를 사기혐의로 고소하면서 비롯됐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아민포가 대출 조건을 자주 변경하는 수법으로 고객이 2차 융자를 받게 한 다음 고리의 사채업자에게 연결시킨 뒤 차압부담을 피하기 위해 고객의 사업체를 싼값에 매각하도록 해서 거래를 주선한 데 따라 뒷돈을 챙겼다고 이 신문은 밝히고 있다. 신문은 “특히 아민포가 윌셔은행에서 이같은 수법으로 부당거래를 일 삼는데도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은 대출실적 올리기에 급급해 카우보이처럼 ‘묻지마식 대출’을 일으킨 윌셔은행과 다른 한인은행사회의 문화에 문제가 있다”는 외부 금융전문가의 촌평을 곁들여 한인은행 전체의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성제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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