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지표 제각각..뭘 믿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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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시장에 상호 상반되는 수치가 난무하면서 주택구매를 원하는 잠정 구매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이들 수치를 자세히 살펴보면 긍정적인듯 보이면서도 부정적 전망이 숨어 있고 부정적으로 보이는 수치 속에는 나름 긍정적 동향이 예측돼 부동산 전문가들 조차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인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에는 데이터 자체가 자료로서의 가치가 떨어진다”며 “수치에 의존하기 보다는 본인이 주택 구매를 희망하는 지역에서 집계된 최근 자료를 심층 분석해 자신만의 기준을 정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8월 기존 주택거래 실적 호전…전월 대비 7.7%↑

전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최근 8월 주택거래 실적이 총 503만채(연중 조정치)로 전월 대비 7.7% 증가했다고 밝혔다.하지만 이를 주택 경기 회복의 신호로 해석해선 곤란하다. 주택 거래수가 비록 증가했지만 주택 시장 정상화의 기준으로 여겨지는 600만채에 크게 못미치는데다 숏세일 물량이 전체 거래량의 31%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생애 첫 주택 구매자 구입 매물도 전체 32%에 머물며 경기 침체 이전 수준인 40%와 시장 정상화 기준인 50%를크게 밑돌았다. 주택 중간가 역시 16만8300달러로 떨어지면서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5.1% 하락한 수치다.

시즌적 요소도 감안해야 한다. 바잉시즌의 마지막 달인 8월은 평균적으로 3월과 함께 1년 중 주택 거래수가 가장 많은 시기다. 바잉시즌이란 자녀들의 새학기가 시작하는 9월 이전에 이사를 마치기 위해 6~8월 사이 주택 거래가 크게 증가하는 시기를 일컫는 말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3.6.7.8월이 다른달에 비해 주택 거래가 약 20%가량 활발하다며 이를 기준으로 봤을때 올해 8월의 주택 거래는 오히려 부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8월 신규 주택 매매 6개월래 최저…7월 보다 2.3%↓

상승세로 돌아선 기존 주택 판매와 다르게 신규주택 매매 건수는 지난 6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방 상무부는 최근 8월 신규주택 매매 건수가 전월 대비 2.3% 감소한 29만5000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매매수가 4개월 연속으로 하락한 것일뿐 아니라 전문가 예상치 29만3000건에도 못미친 것이다.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최소 매물 70만 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며 주택 시장 정상의 기준으로 삼는 100만채의 1/3도 체우지 못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신규주택 판매수가 연방 상무부가 신규 주택 판매에 대한 통계를 시작한 지난 196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규 주택은 1채가 건설될 때마다 신규 직장3개와 9만달러의 세수를 창출시켜 미 경제에 대한 기여도가 크다. 하지만 최근 차압매물이 급증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상실했고 이는 건설업체들이 신규 주택 건설을 중단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건축허가 (Permit)신청…3.2%↑

전미주택건설협회(NAHB)관계자들은 지난 8월 건축허가건수가 전월 대비 3.2% 늘어난 62만건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하락세를 면치 못한 기존 주택 거래 및 주택 착공과 다르게 향후 주택시장 경기(3~4년)를 가늠할 수 있는 퍼밋 신청은 착공 시작의 전초 단계다.예전에는 착공 건수와 함께 주택 경기 전망의 주요 수치로 함께 이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 건축 허가를 받고도 자금 조달에 실패해 프로젝트를 완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수 생겨 났다. 따라서 최근 경제학자들은 이 둘을 철저히 구분해 계산하는 추세다.지역별로는 북부 지역이 11.3% 상승했다. 중서부와 동북부는 각각 6.3%, 3.3% 늘었다.



▲8월 주택 착공 건수… 7월 보다 5% ↓

연방 상무부는 최근 지난 8월 주택착공건수가 7월 보다 5% 줄어든 총 57만1000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 통신을 비롯한 주요 언론들의 예상치인 59만건을 하회한 것이며 지난 3개월래 가장 낮은 수치다. 주택 착공 건수는 현재가 아닌 약 2~3년 뒤 시장에 공급되는 물량을 예측하는데 사용된다.주택경기는 매월 120만채 착공을 정상화의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는데 허리케인 ‘아이린’이 휩쓸고 지나간 미 북동부의 착공 건수 감소가 특히 눈에 띄었다. 종류별로는 개인 주택 (1.4%↓)과 아파트(12.4%↓)모두 감소했는데 특히 아파트 시공 지연은 향후 렌트매물 공급부족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S&P/케이스-실러 7월 지수 하락…하락폭은 예상 보다 낮고 전월 대비로는 오히려 상승

미국 20개 주요 도시 주택 가격을 나타내는 S&P/케이스-실러 7월 지수는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낮게 하락했다. S&P/케이스실러(CS) 주택가격지수 위원회는 최근 7월 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4.10%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4.5% 혹은 그 이상 하락을 예상했던 전문가들의 전망치를 밑돈 결과다.전달대비로는 0.9% 상승, 예상됐던 0.1% 상승 전망을 웃돌았다. 전월 대비로는 4개월 연속 상승한 것이다.블룸버그 통신은 주택 가격 하락폭이 예상보다 낮은 것은 차압 주택의 시장 공급이 감소함을 뜻한다고 풀이했다. 하지만 부동산 리서치 그룹 로울러이코노믹앤하우징 측은”올해말부터는 차압매물이 다시 늘어나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9월 NAHB/웰스파고 주택시장지수…아직도 14, 전문가 예상치 15에도 못미쳐

주택건설업체들의 경기 신뢰도는 여전히 사상 최저 수준을 멤돌고 있다. 전미주택건설협회(NAHB)는 최근 미주택건설업계의 실제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9월 NAHB/웰스파고 주택시장지수가 지난달 보다 1포인트 하락한 14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 15에 못미치는 수치다.

NAHB가 미 전역의 420개 주택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하는 이 지수는 기준치인 50을 넘으면 주택경기의 호전을, 50에 미달하면 침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며 부동산 시장의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주택시장 침체가 시작된 2007년 12월 이전 5년 간 평균 54를 기록했던 NAHB/웰스파고 주택시장지수는 2008년 이후 단 한번도 50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그 만큼 주택 시장 침체가 장기화됐음을 뜻한다.


최한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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