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은행들 지난해부터 총 4억5천만달러 증자

지난 2년사이 한인은행들이 증자한 규모가 4억50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위기 이후 한인은행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늘어난 부실자산을 청산하면서 남가주에 본사를 둔 은행들 중 7개 은행이 증자에 나섰고 총 4억5700만달러가 새로운 자본으로 한인은행에 유입됐다. 지난해 초 새한은행의 증자 부터 바로 이번주에 마무리된 한미은행의 증자까지 한인은행들은 쉼없이 증자가 이어졌다. 지난해에는 2억1260만달러를 증자했고 올해는 이보다도 많은 2억4430만달러 규모의 자본금 확충이 이뤄졌다. 여기에 주식발행 주관사의 옵션 분까지 합쳐지면 그 규모드는 더 크다.

또 2009년 12월에 중앙은행의 두차례 증자(총8630만달러)를 합치면 최근 2년래 한인은행 증자는 5억달러를 훌쩍 넘는다.

▶지난해 생존 위해, 올해는 경쟁력 강화 차원 = 한미은행은 지난해 1억2000만달러 증자에 이어 이번 주에 7000만달러 증자를 마무리했다. 주관사 옵션까지 합치면 한미는 2년래 총 2억달러가 넘는 증자를 이뤄냈다. 새한은행도 지난해 6060만달러를 증자했고 최근 1200만달러를 추가 증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은행 모두 지난해와 올해 증자는 큰 차이가 있다. 지난해는 감독국의 명령에 따라 생존을 위한 증자를 한 것이라며 올해 증자는 경쟁력 강화 및 자산건전성 확보를 위한 쿠션 마련 차원의 증자다.

특히 한미, 새한 외에 다른 은행들의 올해 증자는 모두 생존을 위한 것이 아니라 특정 목표를 둔 전략 수립 차원에서 이뤄졌다. 나라은행의 경우 통합은행 출범을 대비한 증자였고 윌셔은행도 시장 선점을 위해 ‘총알쌓기’ 의도가 짙다.

▶ 한인사회 자금시장 규모 성장했다 = 한인은행들의 증자가 이어지면서 한인사회의 자금 동원력에 대해 주류사회도 크게 놀랐다. 일부에서는 한인은행들의 예금고를 감안하면 한인사회가 충분한 자금동원력이 있다고 본다고 하지만 실제로 투자력이나 자금동원력을 보여준 것은 은행들의 증자라고 보고 있다. 특히 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투자처를 잃은 상황, 그리고 자본 시장이 얼어 증자 자체가 힘들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도 한인은행들이 증자에 연달아 성공하면서 기관투자자 및 타 커뮤니티 투자자들이 보는 눈도 많이 달라졌을 것이라는 자평도 나오고 있다. 또한 그동안 증자라고 하면 그저 은행 이사진이나 그들의 지인을 통한 증자가 될 것이라는 얘기가 있었지만 최근의 증자에는 개미투자자들도 적지 않게 관심을 뒀고 투자에 대한 관심도도 크게 발전했다는 평가다.

▶ 빨라진 증자 마무리 = 지난해와 달리 올해 윌셔은행, 나라은행, 한미은행의 증자는 증자발표 후 불과 몇일 사이에 마무리가 됐다. 특히 이들은 상장사인 만큼 증자발표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속전속결을 택했다. 올해 악재가 겹치는 증시 상황을 감안하면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이해하는 이들도 있지만 기관투자자들에게만 기회가 돌아 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성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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