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가 뛴다] ‘용궁’ 왕덕정 사장 아들 조셉 왕



용궁_인물
LA코리아타운의 대표적인 중화요리 전문레스토랑 용궁의 왕덕정 사장(오른쪽)과 아들 조셉씨. 지난해 10월부터 2세 경영수업이 시작돼 매출이 껑충 뛰어오르는 등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30년 동안 한결같이 LA코리아타운의 대표 중식레스토랑으로 자리해온 ‘용궁’이 요즘 달라지고 있다.

이민 1세대들 중심으로 테이블을 메우던 고객층이 젊어지고 있을 뿐 아니라 열심히 젓가락을 놀리는 타인종이 부쩍 많아졌다. 있는 줄도 몰았던 인터넷 웹사이트도 산뜻한 디자인으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전체적으로 뭔가 신선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왜 그럴까.

LA한인들이라면 얼굴만 봐도 알 만한 왕덕정 사장이 아들 조셉씨를 경영일선에 내세우면서 생긴 변화다.

왕 사장은 젊은 시절부터 지금까지 평생을 몸바쳐서 쏟아온 중식당 사업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여전하다. 그래서 그 일을 대를 잇게 하고 싶었다.한국에서 영어강사를 하고 하와이 일식당에서 웨이터로 일하면서 독립적인 생활을 하던 아들 조셉씨를 LA 용궁으로 돌아오게 하느라 상당히 애를 먹었다고 한다.
 
부친의 간곡한 설득과 부탁에 조셉씨가 두손을 든 게 지난해 10월. 용궁의 매니저로 아버지 사업을 거들기 시작한 조셉씨는 하루에 10시간 이상씩 식당에 매달리고 있다.

아고라 힐스 고교 시절만해도 LA레이커스의 프로농구선수가 되거나 재즈밴드의 뮤지션이 되고 싶었던 조셉씨로서는 전혀 다른 방향의 길로 접어든 셈이다. UC리버사이드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조셉씨는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말을 배우기 위해 자진해서 한국으로 날아갔다. 2년동안 한국에서 영어강사로 일하면서 한국어를 열심히 배웠다.
 
뭔가 모자라다 싶으면 뛰어들어 채우려는 그의 자세는 용궁 식당을 운영하는 일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조셉씨는 “어린 시절부터 지켜봐왔던 아버지의 레스토랑이므로 무척 익숙하게 즐기면서 일을 한다”며 “그래서 많은 시간을 할애하더라도 힘든 줄 모른다. 날마다 다른 손님들과 얘기하는 게 행복하다”고 말한다.
 
아들이 경영에 동참한 이후로 용궁의 매상이 날로 껑충 뛰는 추세라는 왕 사장의 귀띔은 2세 경영수업의 효과가 만족스럽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용궁은 조만간 메뉴판을 바꿀 계획이다. 메뉴마다 식재료를 소개하고 요리에 대한 디테일한 설명과 사진을 덧붙여 아시안 요리에 익숙하지 않은 타인종 고객을 배려할 것이라고 한다. 이 또한 조셉씨의 아이디어다.

왕 사장은 “전에는 각자 너무 바빠 항상 같이 있을 수 없었지만 요즘 아들과 늘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며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조셉씨는 “아무리 멀리 있는 분이라도 중화요리를 먹기 위해서라면 몇시간을 운전해서라도 용궁으로 맛보러 오겠다는 고객이 많아지도록 하는 게 내 일”이라며 “용궁이라는 레스토랑 상호를 유명 브랜드로 발전시키고 싶다”고 당차게 목표를 세우고 있다.


최계영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