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새한은행 인수 무산은 불가피한 선택

한국 하나금융과 새한은행 간의 신주 인수 MOU가 파기된 것과 관련해 새한은행측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입장이며 주주들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지난 9일 새한은행과 하나금융은 쌍방 합의하에 지난 2월초 체결한 신주 인수와 관련된 MOU를 해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를 두고 현재까지 새한은행은 공식적인 의견이나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은행관계자는 MOU와 관련된 은행측의 공식 입장을 내놓는 것 또한 하나금융과의 합의 사항에 접촉될 수 있고 MOU가 파기된 이후에도 이를 존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한 관계자는 “새한측에서 51%의 지분을 하나금융에 매각하면서 나머지 49%를 완전히 져버리기 힘들었을 것으로 안다. 새한의 이사와 경영진은 나머지 49%를 위해서 좀 더 좋은 조건을 요구할 수 밖에 없었으며 이 과정에서 서로가 대립한 것으로 보인다.또한 하나금융측이 현지화를 강조하고 새한의 정체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협상에서는 현지 사정에서 벗어나는 조건이 적지 않았고 이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서로 대립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특히 하나측 제안에는 인수 승인 과정에서 미 감독국의 승인을 받는데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부분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새한 입장에서는 보다 빠른 성장을 위해 나은 성장 동력을 얻기 위해 하나금융과의 MOU를 결정했지만 협상 과정에서 당초 예상했던 것과 달리 새한의 잠재력이 완전히 무시되고 MOU를 완전히 계약이 완료된 것으로 못 박으려는 식으로 전개되면서 새한측이 다시 생각하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새한측이 마치 신용불량자 취급받는 느낌으로 인수되는 것은 아니라는 판단을 했으며 현재 자본비율 및 재무상태로 볼 때 충분히 독자노선을 갈 수 있다는 의견이 힘을 더 얻게 돼 결국 MOU 파기라는 중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번 인수 무산을 접한 새한의 주주들도 비교적 큰 동요는 없는 분위기다. 한 주주는 “대형 자본의 유입에 대한 기대도 가지고 있었지만 무산됐다고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본다. 이미 새한은 벼랑 끝까지 몰린 상황에서도 살아났다. 그러니 이 정도에 휘청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특히 지난해부터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좀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속적인 발전은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좋은 점을 계속 보여준다면 M&A시장에서 또다른 기회가 있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도 나타냈다.

성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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