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아파트 매니저는 대체적으로 월급이 없거나, 있어도 극히 적지만 매월 렌트비를 면제받는데다 유틸리티 비용 등에서도 혜택이많아 최근 같은 불황기에는 그 어느 직종보다 인기가 높다”며 “예전에는 수입에 비해 일만 많다는 소문때문에 지원자가 적었지만 이제는 구인 소문이 나면 지원자가 복수로 몰린다”고 귀띔했다.
실례로 한인 김씨 부부는 최근 차압으로 인해 주택을 잃었다. 그러나 김씨의 부인이 지인의 도움으로 타운 인근 아파트의 매니저가 되면서 겨우 한숨을 돌렸다.김씨의 사업체가 수익 감소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렌트비가 면제된데다 부인도 아파트 매니저로 일하며 약간의 월급을 받게돼 부담을 크게 덜었기 때문이다.
김씨의 부인은 “물론 영어가 능하지 못해 입주자들과의 소통에 어려움이 있고 렌트비를 받고 각종 건물 수리를 맡기는 것도 쉽지는 않지만 주택을 뺏겼을 때를 생각하면 천만 다행이다”며 “언제까지 매니저를 할 지 모르겠지만 이 일을 하는 동안에는 끝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아파트 매니저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최근 LA커뮤니티 컬리지(LACC)를 비롯한 각 교육기관에는 아파트 매니저 코스가 신설, 운영되는 실정이다. 주중 저녁 시간에 진행되는 LACC의 아파트 매니저 과정을 보면 기본적인 크레딧 체크에서 시작해, 테넌트와의 소송 방지법, 렌트비 수령 요령,각종 건물 수리 그리고 건물내 위급 상황 발생시 대처법 등이 모두 포함돼 있는데 수강생들로 연일 강의실이 가득찬다.
LA 인근에 수개의 대형 아파트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고 있는 한 업체의 관계자는 이런 아파트 매니저 인기 현상에 대해 “일단 렌트비가 면제되고 월급이 생긴다지만 수십에서 수백에 달하는 테넌트와 건물을 관리하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라며 “나이가 어리거나, 경험이 부족한 사람은 일에 지쳐서 1년 이상 매니저일을 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대부분의 건물이 한정된 매니저 풀에서 돌려 기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어 “일부 노인 아파트의 경우는 워낙 안정적이고 남모르는 뒷 수입도 많아 매니저 되기가 하늘에 별따기 보다 힘들다. 심지어는 매니저가 되기 위해 프리미엄을 걸고 그 자리에 대한 로비가 이뤄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