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 게을리 하지 않는 82세 청년, 사우스베일로 한의과대학 박준환 이사장

▲ 박준환 사우스베일로 한의과 대학 이사장 ⓒ미주 헤럴드경제

오늘도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는 82세의 청년’                                                  

사우스베일로 한의과 대학 이사장이자 캘리포니아 경영과학 대학(California University of Management and Siance:CalUMS) 총장인 박준환 박사와의 인터뷰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렇다.

우선 그의 책상 위에는 항상 백과사전만한 두께의 학술, 철학, 고전사상 서적들이 쌓여있다. 책에는 이곳 저곳 붉은색 밑줄이 그어져 있다. 그뿐인가. 그는 아직도 신사상, 신과학, 신문화 등 세상을 변화시킬 새로운 패러다임이 나오면 반드시 먼저 철저히 연구한 뒤에 판단한다. 

하루의 대부분을 학교에서 학생들 혹은 교직원들과 팝콘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떨며 보낸다. 내게 가장 즐거운 일이자 중요한 일이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앞으로 젊은이들이 어떤 것을 좋아할지, 세상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알수 있다. 물론 그 가운데 내가 할 일을 찾는 것이다 

박준환 박사는 일생을 통해 한국과 미국의 격동기를 모두 겪었다. 연세대학교 재학시절 한국전쟁에 참전했고 휴전 후인1955년 폐허가 된 조국을 뒤로하고 재건을 배우기 위해 미국에 왔다. 이곳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이후 35년 동안 대학강단에 섰다.

그가 대학교수로 재직했던1960년대는 미국사회가 극도로 혼란스러웠던 때다. 히피족은 반사회집단이었고 인종차별은 극에 달했다. 월남전을 반대하는 시위가 전국에 퍼졌고 급기야 대통령도 암살됐다. 제자들은 스승을 찾아와 징병에 응해야 할지 피해야 할지를 물었지만 그에게도 답은 없었다.

제자들에게 바른 길을 줄수가 없다는 것이 부끄러웠고 미국사회에서도 한국사회에서도 내가 뚜렸한 가치관이 없이 살고 있음을 깨달았다. 내가 과연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묻고 답을 찾기 위해 10년을 몸부림치며 싸웠다. ”

1972년 미국과 중국의 수교로 미국에는 동양문화와 사상이 물밀듯이 들어왔다. 당시 이때 동양사상 특히 한국의 전통 사상에 심취해 있던 박준환박사에게 한의학은 그간의 고민에 대한 해답처럼 다가왔다. 

당시 과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우리 문화와 비슷한 점이 많고 바로 실천학문으로서의 한방과 가장 밀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내가 미국에 알리고 싶었던 것은 한민족의 사상이었는데 교묘하게 한의학을 이용한 것이다(웃음). 우리 민족의 사상을 알리고 한의사로 취업도 하면 좋겠구나 했다

1977년 사우스베일로 한의과 대학은 그렇게 세워졌다. 그저 평범한 영문이름같은 사우스베일로(South Baylo)’에도 놀라운 뜻이 담겨져 있다. ‘사우수 배일로(思優秀 倍一路)’ , 항상 우수를 생각하며 한길로 끊임없이 정진한다는 뜻이다.                                                  

사우스베일로 한의과 대학은 어느덧 미국 최대의 한의과 대학으로 자리잡았다. SBU는 자치적이며 공인된 침술과 동양의학 학교로 성장하여 미국에서 가장 크고 훌륭한 한방 학교 중 하나로 평가 받고 있다.

한의학 학부와 석사, 박사과정이 있어 이제는 한인과 미국인들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한의학을 공부하기 위해 사우스베일로를 찾아오고 있다. 언젠가부터 한의대라는 이름의 대학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겼다가 사라지고 있지만 박준환박사의 개교이념은 35년 간 확고했다.                                                                       

학교도 그렇고 내 삶의 지표는 바로 홍익인간,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한의학에서 비방이라는 것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좋은 것은 함께 나누어야지 왜 자기만 가지고 있나                                                                                                                   

박준환 박사는 같은 이념으로 1987년 또 하나의 대학 캘리포니아 경영과학(CalUMS)대학을 세웠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사우스베일로에서 경영과학대학이 분리, 독립시킨 것이다.  

그는 경영대학은 약육강식의 치열한 경쟁이론이 아닌 인격과 협도을 바탕으로 역시 홍익인간의 가치관을 실천할 수 있는 관리이론 정립 교육의 목적으로 삼은 학교라고 설명한다.

저렴한 학비와 재학생들에게 다양한 장학금 혜택과 함께 특히 학업과 실무를 동시에 배울 수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졸업생 취업율을 90%이상을 자랑한다.

현재 ‘CalUMS’에서 가장 한 학과는 골프경영학과로 이 역시 박준환 박사의 아이디어다.골프경영학과는 골프의 실무에서부터 산업 연구에 이르기까지 골프에 대한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는 곳으로 선수에서 레슨 강사, 컨트리클럽 운영 인력에 이르기까지 골프산업 전반에 걸친 인력을 배출하고 있다.

매일 아침 6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헬스클럽에서 1시간씩 땀을 흘리며 하루를 구상한다는 박준환 박사는 요즘 막걸리한잔의 매력에 빠져있다.  “나이 80을 넘어 미국에서 막걸리를 마실 수 있는 시대가 올 줄 누가 알았겠냐. 세상이 이렇게 재미있는 곳이다. 언제 막걸리 한잔 하며 세상이야기나 하자는 박준환 박사. 그에게서 청년의 열정과 에너지가 느껴진다.

하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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