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재선? “우린 축하할 기분 아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금융권에서는 감독기능이 더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또 7일 뉴욕증시에는 금융주가 이러한 우려를 반영하듯 급락했다.

7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차기 대통령으로부터 금융규제 강화 내용을 담고 있는 도드-프랭크법 완화를 내심 기대했던 월가 투자자들이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으로 완화조치를 기대하기 힘들게 되자 충격에 빠졌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속에서 대통령에 당선돼 금융산업 구조 개혁에 꾸준히 힘을 써왔고 이러한 변화 요구 및 감독 강화가 앞으로도 계속되고 더 심해질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을 뽑는 선거에서도 민주당의 엘리자베스 워런이 공화당의 현역 스콧 브라운 의원을 물리치고 당선되자 대형은행 분할에 대한 논의가 재추진될 것에 대한 걱정에 빠졌다.

파산 분야 전문가로 하버드 법대 교수인 워런 당선자는 2008년 월가 구제금융에 관한 의회 조사위원장을 맡으면서 명성을 얻었으며 금융소비자 운동에도 깊게 관여해 2009년 소비자금융보호국(CFPB) 설립에도 한몫을 한 인물이다.

뉴욕증시에서는 금융주가 고전했다. 은행권 지수를 보여주는 KBW 뱅크 인덱스는 이날 4,56%나 떨어졌다. 웰스파고가 4.06% 하락했고 JP모건체이스도 4.55% 폭락했다.

페더레이티드 인베스터스의 필 올랜도 수석 시장 전략가는 “최근의 랠리는 시장이 롬니의 승리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그러나 이러한 금융권의 걱정이 대선 결과에 따라 나타나는 일시적 걱정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지난 2년간 규제 강화에 맞춰 금융기관들의 체질 개선이 많이 이뤄졌고 금융시스템 역시 새롭게 갖췄다는 것이다.

또 금융사들에 대한 자본 강화와 자산건전성 개선 규정은 장기적으로 체질을 강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금융전문가들은 일방적인 규제 보다는 이제는 타협에 따른 정책 변화가 요구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아메리칸 뱅커스 어소시에이션 프랭크 키팅 회장은 “워런이 상원에 입성한 것이 현실이다. 금융권은 이제 워런은 물론 금융소비자보호국(CFPB)과 협력해 나가야 한다. 금융권은 향후 4년간 벅찬 일들을 수행해야 하지만 불가능한 과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성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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