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윌셔 합병논의 왜 길어질까

 
 
최근 추진되고 있는 한미은행과 윌셔은행 간의 합병이 이제 해를 넘기게 되면서 합의 도출이 왜 늦어지는지, 그리고 과연 성사되는지 여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26일 한미은행 이사회는 애초 예상됐던 것과는 달리 윌셔은행과의 합병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결국 이 합병건은 내년으로 넘어가게 됐다.

합병을 두고 많은 부분에서 양측이 합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아직 한미측 이사들이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어 합병 합의가 늦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한미 이사들이 합병 자체를 반대하는 분위기는 아니라는 전언이다.
 
다만 합병 조건을 두고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다. 합병 조건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들은 자산 건전성이나 문제성 대출의 규모 등을 감안할 경우 한미가 윌셔와 동등한 조건에서 합병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한미는 문제자산을 걷어낸 반면 윌셔에는 아직 적지 않은 문제성 자산들이 남아 있어 이를 고려하지 않고 동등한 조건에서의 합병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올해 마지막 이사회였던 26일 한미의 이사회에서도 이에 대한 논의가 있었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은행권 소식통에 의하면 이번에도 의견 차를 좁히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의견 차는 쉽게 결론이 날 수도 있지만 윌셔측의 양보를 더 끌어내야 할 경우에는 장기전으로 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은행 관계자들은 합병설이 이미 다 아는 사실이 된 이상 길어지면 길어질 수록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있고 양 은행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다음달 말이면 올해 마지막분기인 4분기 실적을 발표해야 하고 이때까지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3분기 데이타가 아닌 4분기 실적 및 재정 상태를 가지고 다시 협상을 해야 하는 부담감도 가지게 된다. 이경우 데이타에 따라 또다른 주장과 걸림돌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성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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