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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부동산 포털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시장에 나온 대부분의 주택은 평균 46일이면 매매가 성사됐다. 차압 매물이 넘쳐나며 1년이 넘도록 바이어가 나타나지 않았던 수년전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속도다. 비록 에스크로 마감에 2개월 가량 필요하고 에스크로 실패율이 약 30%에 달하는 것을 감안해도 주택 한 채당 복수오퍼가 10여건(대도시 기준) 이상이 되기 때문에 매입자를 새로 찾는데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가히 셀러들의 천국이라 할만하다.
반대로 주택을 구입하는 바이어들은 마음에 드는 주택을 구입하는데는 예전 보다 많은 시간을 공 들여야 하는 입장이다.
대형 주택 브로커리지 컴패니 ‘센트리 21′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현재 주택 매입을 고려하고 있는 잠재적 주택 구매자 중 무려 33%가 1년이 넘도록 집을 사지 못하고 있다. 나머지 67%도 주택 구입을 위한 평균 시간이 1년에 육박했다. 또 바이어 중 42%는 지난 6개월간 여러차례의 오퍼를 넣었지만 모두 거절 당했다고 답했다. 오퍼가 받아들여졌다고 답한 응답자는 단 11%에 불과했고 특히 첫번째 오퍼가 받아들여졌다고 답한 구매자는 채 5%에도 못미쳤다. 즉 여러개의 주택에 복수 오퍼를 넣고도 주택을 구입하는 데 실패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주택 구입을 위해 소요되는 시간이 날로 길어지면서 바이어들 중 상당수는 집을 사기 위해 눈을 낮추는 소위 ‘하향 지원’을 택하거나 계획보다 많은 돈을 지출하는 과잉소비를 택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공급 매물이 점점 주는 반면 주택가격이 상승하자 다수의 바이어들이 눈을 낮추거나 혹은 돈을 더 쓰더라도 우선 집을 사고보자는 성향이 강하다”며 “특히 주택 구입에 걸린 시간이 길면 길수록 이런 경향이 심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센츄리21의 이번 조사결과(복수 응답 가능)를 세분해 보면 이런 성향이 확연하게 나타난다. 응답자 중 약 85%는 마음에 드는 집을 사기 위해서는 자신의 예상 금액을 초과할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51%는 ‘주택 매입 마감에 필요한 클로징 타임을 유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에 동그라미를 쳤고, 31%는 ‘업그레이드가 안되거나 상태가 안좋은 주택이라도 ‘as-is(주택의 현상태 그대로 구입함을 의미)’로 구입할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또 29%는 ‘다운페이먼트 비용을 높이거나 현금 비중을 올리겠다’고 답했고 85%는 ‘집을 사기 위해 단지 혹은 인근 편의시설이 조금 부족한 단점도 감수하겠다’에 예스 표를 던졌다. 58%는 ‘집에 수영장이 없어도 좋다’고 했고 49%는 ‘지하실 등 추가 공간을 포기하겠다’고 답했다. 37%는 ‘부엌의 업그레이드 정도를 보지 않겠다’고 했고 또 다른 37%는 ‘최근 주택의 트렌드인 워크 인 클로젯이 없어도 계약을 받아들이겠다’고 응답했다. 88%는 ‘주택 구입에 가장 중요한 로케이션을 어느 정도 포기하겠다’고 답했고 42%는 ‘출퇴근 거리가 길어지는 것을 감수하겠다’고 응답했다. 36%는 ‘레스토랑 및 쇼핑센터 등 여가 및 편의 생활을 일부 포기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센츄리 21이 리서치 업체 해리스 인터액티브와 지난달 2일부터 6일까지 미 전역의 잠재적 주택 구매자 약 205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한마디로 살 수 만 있다면 어떤 집이라도 사겠다는 분위기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