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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최대규모의 한인은행인 BBCN의 실무경영진 교체작업이 심상찮게 이뤄지고 있다.
경영 실무임원 가운데 최고위층인 수석전무가 사표를 제출, 전격적으로 수리됐다. 또 이미 사직서를 냈다는 소문이 파다하던 최고대출책임자(Chief Credit Officer·CCO)는 이사진의 적극적인 설득작업으로 잔류하게 됐다. 이에 앞서 지난달 말에는 최고예금책임자(Chief Deposit Officer·CDO)가 사실상 자의반 타의반 형식으로 권고사직했다.
BBCN의 지주사인 뱅콥은 이같은 내용의 일환으로 총괄운영담당(Chief Operating Officer)인 보니타(바니) 리 수석전무(Senior Executive Vice President·SEVP)의 사직서를 수리했다고 지난 19일 공시했다. 아울러 보니타 리 수석전무가 맡았던 COO역할은 최고커머셜뱅킹책임자(Chief Commercial Banking Officer·CCBO)인 김규성 수석전무가 겸한다고 알렸다.
지극히 정상적인 내부 인사 발표로 보이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주목되는 부분이 있다. 당사자가 모두 중앙은행과 통합해 BBCN으로 출범하기 이전 나라은행에 몸 담았던 간부들이다.
사표가 수리돼 8월 2일자로 은행을 떠나게 된 보니타 리 수석전무, 그 자리를 이어받은 김규성 수석전무, 떠나려다 남게 된 마크 리 CCO, 그리고 권고사직된 현명희 CDO 등 4명은 나라은행을 좌지우지하던 핵심간부들이었다.
BBCN 이사진의 파워게임에서 중앙은행 출신 이사들이 득세하면서 앨빈 강 행장이 사퇴한 게 지난 1월. 임기를 5개월이나 남기고 사임한 결정적인 이유가 ‘나라-중앙 양대은행 출신 임직원의 화합을 이끌지 못했다’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메시지는 결국 나라은행 출신 임직원의 우월한 세력에 대한 견제로 읽혀졌다.
보니타 리 수석전무는 나라은행 출신 실무임원 4인의 핵심리더로 꼽혀왔다. BBCN 이사진이 리 수석전무의 사직서를 수리하고 공시에 이르기까지 48시간도 안 걸리는 결정과정을 거쳤다는 사실은 현명희 전무의 권고사직과 더불어 의미심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