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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판대에서 부동산을 사는 시대가 열렸다.
라스베가스 스트립 인근 메이시 남성 매장과 디즈니 스토어 앞에 가면 웰컴 투 라스베가스라는 니온 사인 아래 위치한 평범한 가판대가 몇 개 보인다. 그런데 이곳 가판대는 기존 가판대와는 완전히 다른 상품을 판매한다. 바로 부동산이 그것이다.
시카고 소재 부동산 브로커지 24/7 리얼에스테이트가 선보인 이 가판대는 라스베가스 일대의 개인주택과 하이라이즈 콘도를 주 판매 대상으로 하는데 가판대 설치에 6만5000달러 그리고 연간 관리비로 10만에서 20만달러라는 많은 비용이 소요되지만 이를 통한 홍보 효과만큼은 확실하다.
유동인구가 많다 보니 하루 평균 100여명 이상의 고객이 찾고 이를 통해 매월 30건 가량의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주택당 평균 6%에 가까운 커미션이 지급됨을 감안하면 거래 매물에 따라 거둬들일 수 있는 소득도 상당하다는 계산이다.
24/7의 부동산 가판대는 사실 처음 시도되는 것은 아니다. 수년전 부동산 시장 붕괴 직전 애리조나와 시카고 일대에 20여개 가판대를 설치한 바 있지만 경기 침체로 인해 수요가 급감하면서 자연스레 폐쇄했다가 이번에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서 다시 부활했다.
24/7측은 라스베가스 주민들보다 오히려 해외 투자자들이 가판대 부동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실제 라스베가스를 찾는 캐나다 부호들이 주 고객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24/7의 라스베가스 가판대에서 이뤄지는 거래의 약 60%는 캐나다인이 차지하고 있다. 따뜻한 지역에 휴가용 주택을 원하는 캐나다인과 라스베가스 주택의 궁합이 잘 맞기 때문이다.
한편 24/7 리얼에스테이트의 조지 클레안티스 대표는 “가판대 부동산의 장점은 높은 노출효과에 있다”며 “마치 유동인구 수십만명을 대상으로 오픈 하우스를 여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동산 경기 침체 이후 수익이 1/3까지 감소했지만 지금은 이전 호황기에는 못미치지만 어느 정도 정상 궤도에 접어들었다”며 “가판대 부동산은 이런 부동산 경기 회복세에 따른 새로운 마케팅 방법이다”고 덧붙였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