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체방크-JP모건 “당국에 협조”
유로 재무회담, 스트레스 테스트 후속책 논의
미국과 영국 금융당국은 금융 위기를 촉발시킨 은행의 이른바 ‘대마불사’를 근절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들 당국자는 지난 12일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금융협회(IIF) 포럼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미국과 이 문제를 공조해온 폴 터커 뱅크 오브 잉글랜드(BOE) 부총재는 “미국 당국이 당장 오늘이라도 (대마불사 척결에) 나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세계 금융 시스템이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간부인 아트 머톤도 포럼에서 “우리는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머톤은 그러나 “국경을 넘나드는 대응이 쉽지 않다”면서 따라서 “내년에는 (대마불사 척결에) 준비가 더 잘 돼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FDIC는 지난 2010년 마련된 ‘도드 프랭크 법’에 따라 부실 은행을 압수하고 청산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
그러나 이 권한을 아직은 쓰지 않았으며 은행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방안을 전달하지 않은 상태다.
이와 관련, FDIC가 조만간 부실 은행을 어떻게 청산하고 주주에게 손실을 분담시킬지, 그리고 건실한 비즈니스는 어떻게 존속시킬지에 관한 서면 지침을 은행에 전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곧 물러나는 터커 부총재는 미국 당국이 영국에 진출한 자국 대형은행을 정리할 때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란 점을 재확인했다.
포럼에 참석한 도이체방크의 안수 제인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은행이 계속 손실을 사회에 떠넘기고 도산하면 대중의 신뢰를 받지 못할 것”이라면서 “대마불사는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문제는 은행 혼자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JP 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CEO도 “대마불사는 없어져야 한다”면서 “우리 모두 이것을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JP 모건 체이스와 골드만 삭스 등 월가 대형 은행은 지난해 유사시 정리계획(일명 리빙윌)을 미국 당국에 제출했으나 ‘충분치 못하다’는 지적을 받고 이달 초 2차 방안을 냈다.
금융 개혁에 관한 도드 프랭크 법은 월가 대형 은행이 연방준비제도(연준)와 FDIC에 유사시 정리계획을 제출하도록 의무화했다.
한편, 유로 17개국은 14일 회동해 내년에 시행되는 역내 은행에 대한 재무 건전성 점검(일명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에 어떻게 대처할지를 논의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스페인과 이탈리아 은행이 앞으로 2년동안 기업 대출에서만 2천300억 유로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앞서 추산했다.
유로국 재무장관들은 미국보다 유로 대형 은행의 자본 보강 작업이 5년여 늦어진 점 등을 고려해 작업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는 경각심을 갖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러나 핵심 인사인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이 독일의 새 정부 구성 때문에 이틀간 열리는 회동에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은행동맹 구축을 향한 또 다른 발판이 이번 회동에서 마련되기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회의적 관측이 지배적이다.
유럽연합(EU)의 미셸 바르니에 금융규제담당 집행위원은 “지금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면서 “또 다른 금융 위기가 (조만간) 터지지 말란 법이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