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수생’의 삶은 때론 사회로부터 단절됐다는 고립감마저 들게했다.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부모님을 생각하며 의지를 다졌다. 그렇게 3년이 지났다. 잘 버틴 덕이었을까. 결국 2014학년도 수능 자연계 수석, 유일한 만점자의 영예를 차지했다. 전남 목포 홍일고 출신 전봉열 군의 이야기다.
표준점수 542점으로 올 해 수능에서 만점을 받은 전 군, 하지만 그는 이른바 ‘날 때부터 수재’는 아니었다.
홍일고 입학 때 성적은 상위 15% 정도였다. 내신 성적도 그리 두각을 드러내진 않았다. 하지만 전국 단위 수능모의고사에서는 늘 전국 1% 안에 드는 좋은 성적을 거둬왔다.
그는 첫 수능이었던 2012학년도 수능에서 고려대 생명공학부에 합격했지만 흉부외가 전문의가 되고 싶다는 꿈 때문에 과감히 자퇴를 한다. 의대를 목표로 재수를 했지만 2013학년도 수능에서 만족할만한 점수가 나오지 않았다. 무엇보다 4년 장학생으로 입학할 수 없던 점이 가장 큰 이유였다.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대학 등록금을 온전히 감당할 수 없어서다.
어렵게 결정한 삼수였지만 생활은 녹록치 않았다. 건축 현장에서 일하는 아버지와 김밥집에서 힘들게 일하는 어머니에게 경제적 지원을 받는 것도 죄송스러웠다. 하지만 전 군은 포기하지 않았다. 포기하고 싶어질 때면 고생하는 부모님을 생각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지 않을 인내심과 끈기”가 수능 만점의 비결이었다고 그는 말한다.
전 군의 고등학교 3하견 담임이었던 홍일고 김광표 교사는 “재학 중에 항상 겸손하고 착했던 전 군이 졸업 전과 전혀 바뀌지 않은 모습으로 원서 접수하러 온 걸 보고 정말 열심히 했구나 생각했는데 만점을 받아 대견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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