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연구소는 장난삼아 한 말”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KBS에서 tvN로 이적한 이명한, 나영석, 신원호PD와 이우정 작가가 ‘대박‘을 양산하고 있다. 이들은 ‘여의도 연구소’라는 친목모임을 함께 해오고 있다고 하지만 이런 모임은 없다. 이들은 KBS에서 ‘산장미팅 장미의 전쟁’이 방송된 2003년부터 ‘1박2일‘까지 함께 일을 해온 사이다. 지금은 tvN으로 일자리를 옮긴 상태다. 당연히 함께 모여 회의를 자주 연다. 회의는 사무실에서도 하지만 게릴라식으로 아무 장소에서도 이뤄진다. 이명한 PD는 “정기적인 모임도 아니고 장난으로 여의도연구소라고 한 적은 있다”고 말했다.

이들 3명의 PD와 이우정 작가는 무적의 콤비네이션을 자랑한다.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의 나영석 PD와 ‘‘응답하라 1994’(응사)’ ‘응칠‘의 신원호 PD, 이 모든 프로그램의 메인 작가가 이우정이다. 또 이명한 국장은 이들 프로그램의 CP(책임 프로듀서)다. 


이들은 워낙 호흡이 잘맞아 함께 하면 뜬다는 사실을 증명해내고 있다. ‘꽃보다 할배’ 대만편에서는 할배들이 출발하는 날과 귀국하는 날이 서로 달라 본격적인 여행을 할 시간이 별로 없어 그림도 ‘화련‘ 가는 길 외에는 별로 건진 게 없었다. 하지만 나영석 PD와 이우정 작가는 직접 현장에 뛰어들어 임시 게스트 써니에게서 발랄함과 귀여움을 뽑아내고, ‘짐꾼’ 이서진을 괴롭혀 망가뜨리고, 여기에 어울리는 음악까지 가미한 ‘특수 레시피‘로 시청자를 즐겁게 해준 바 있다.

‘꽃보다 누나’는 터키에서 하루, 나머지 9일을 모두 크로아티아에서 찍었다. 이는 이우정 작가가 이명한 PD와 ‘더로맨틱‘을 촬영할때 풍광 좋은 이 장소가 여배우들과 궁합이 잘 맞을 것이라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응사‘는 드라마트루기로 볼때 거친 부분이 많다. 하지만 드마라에 등장하는 하숙집이라는 공간과 인물들이 주는 느낌과 분위기가 그것을 상쇄시키고도 남는다. 94년도에 대학생활을 한 세대는 물론이고 그 전후세대 모두 계급이 개입돼 있는 트렌디트라마의 분위기와는 완전히 다른, 민주적이고 촌스럽지만 소통이 잘되는 신촌 창천동의 그 하숙집이라는 공간에서 한번 생활해봤으면 하는 느낌을 준다.

‘응사’는 디테일의 힘, 촌스러움의 미학이 공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방학을 하면 서울 학생이 하숙생에게 “시골 안가냐”고 하면 “우리 집 시골 아니거든”이라고 한다거나, 순천과 여수 출신이 “너 고향에 공항 있냐” “쇼핑센터 있냐”로 유치하게 싸우는 모습은 재미와 함께 공감을 자아낸다. 이 모든 것이 경남 진주 출신의 이우정 작가와 지방 출신의 후배작가, 신원호 PD의 합작품이다.

‘응사’ ‘응칠‘의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는 과거 표민수PD-노희경 작가처럼 마니아 팬들을 거느리고 있다. 요즘 방송가에서 이들 4명이 가장 ‘핫’한 제작진이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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