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 감독 경질…두산도 삼성처럼‘ 神의 한수’ 될까

삼성
선동열 후임 삼성맨 류중일
기존 선수들과 최고의 융합
사상첫 통합 3연패 위업 달성

두산
한국야구 경험 적은 송일수
주전들 타팀 대거 이탈 불구
젊은피 경쟁구도로 새바람 예고


프로야구 두산은 올시즌 유일한 ‘기록’을 남긴 팀이다. 일본 마무리캠프까지만 해도 김진욱 전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었기 때문에 언론과 팬들은 올해 사상 처음으로 전 구단이 감독 교체 없이 내년 시즌을 맞게 됐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두산은 지난달 27일 오후 김진욱 감독을 전격 경질하고 송일수 2군 감독에게 새 지휘봉을 맡겼다. 마무리 훈련이 사실상 끝나는 시점에서 내려진 결정이었기에 충격은 더욱 컸다. 무엇보다 김 감독은 정규시즌 4위의 두산을 한국시리즈 준우승까지 이끈 공로가 있었다.

팀을 한국시리즈까지 올려 놓은 감독이 경질된 건 이번이 여섯번째다. 때문에 그리 놀랄 것까지는 아닌 셈이지만, 마무리캠프는 물론 내년 시즌을 대비한 자유계약선수(FA)와 2차 드래프트 등을 프런트와 함께 고민하고 결정했던 사령탑이었기에 경질 배경과 시기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이 많았다.

재미있는 것은 두산의 파격 행보는 지난 2010년 말의 삼성과 흡사하다는 점이다. 당시 삼성은 마무리캠프는 물론 12월 각종 행사까지 선동열 감독이 전면에 나섰다. 그러나 삼성은 12월30일 전격적으로 감독 교체를 발표, 프로야구계를 발칵 뒤집어 놨다. 삼성 역시 그해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해 준우승, 나름의 성공을 거뒀다. 결과만 놓고 보면 당시 삼성의 결단은 좋은 성과로 이어졌다. 2011시즌 삼성은 통산 5번째 우승을 차지했고, 2013시즌까지 사상 첫 통합 3연패를 이룬 팀으로 기록됐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감독 교체였지만 결과로 말하는 프로의 세계에서 당시 삼성의 결정은 결국 최고의 ‘한 수’가 됐다. 두산이 기대하는 지점도 그 때의 삼성과 일치한다. 준우승에 만족하지 않고, 패자라는 절박함 위에서 다시 야구를 하겠다는 의지를 더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 삼성과 지금의 두산은 유사점보다는 차이점이 더 많다.

우선 삼성은 변화를 택하면서도 혼란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선수로 입단해서 코치까지 사실상 야구 인생의 모든 시간을 삼성과 함게 한 류중일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류 감독은 전임인 선 감독이 잘 꾸려둔 불펜 야구의 기반 위에서 선수들과 소통하는 ‘큰형님 야구’로 한국 야구를 평정할 수 있었다.

전력 면에서도 이전보다 플러스 요인이 많았다. 대부분의 자원을 그대로 둔 채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됐던 마무리 오승환과 ‘믿을맨’ 권오준이 합류하며 마운드 높이가 한층 높아졌다. 보다 강력한 불펜 야구를 끌고 갈 수 있는 여력을 마련한 셈이었다.

반면 올해 두산의 선택은 정반대다. 새롭게 팀을 맡게 된 송일수 감독은 한국 야구 경험은 일천한 지도자다. 재일교포 출신으로 선수시절 3년간 한국 야구를 경험한 게 전부다. 이후 일본 프로야구의 배터리 코치와 스카우트를 역임했다.

올해부터 두산 2군 감독은 맡기는 했지만 한국 야구, 특히 두산 야구에 대해 알 수 있는 시간은 극히 짧다. 경험하고 공부하는 시간이 반드시 성적과 비례하는 건 아니지만, 갑작스런 감독 교체로 혼란스러운 팀을 추스르기에는 팀에 대해 아는 게 많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또한 두산은 대규모 전력 이탈을 겪었다. 이종욱 손시헌 최준석 등 FA 3인방을 모두 떠나 보냈고 김선우 이혜천 임재철 등 베테랑 선수들이 자유계약과 2차드래프트 등으로 새 유니폼을 입었다. 눈에 띄게 보강된 전력도 아직은 없다.

그러나 적지 않은 전문가들은 두산의 선택이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여전히 두터운 선수층을 지닌 데다 새롭게 시작될 경쟁 구도와 젊어진 팀 컬러가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게 이유다. 과연 삼성과 닮은 듯 달랐던 두산의 선택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지켜볼 일이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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