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픈 듯 울려 퍼지는 곳은 다름아닌 아리랑. 이에 하나 둘 악기소리가 늘어나더니 얼마 후 웅장한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시작되고 곧이어 합창단까지 가세한다. 100여명의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이 애국가를 연주하자 도산 안창호 선생의 동상 뒤로 대형 태극기가 펼쳐지며 장관을 이룬다.
바로 인랜드 한인회(회장 데이비드 곽)의 68주년 광복절 행사인 ‘아리랑 애국가 플래시 몹’ 현장이다. 이날 리버사이드 광장에는 100여명의 공연단과 각종 SNS를 통해 플래시 몹에 행사장을 찾은 한인, 일반관객 등을 400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인랜드 한인회 데이비드 곽 회장은 “리버사이드는 100년 전 미주땅 최초로 한인사회가 형성되었던 도시다. 선조들이 초기 이민의 어려움 속에서도 조국의 독립을 위해서 하나가 되었던 것처럼 광복 68주년을 맞이해 한인1세와 2세들이 아리랑과 애국가로 하나가 되어 우리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역동성 있는 한인커뮤니티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 회장은 ‘아리랑 애국가 플래시 몹’이 한인회가 아닌 인랜드 지역 한인들의 직접 나서서 준비하고 참여한 데 많은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오케스트라는 1.5세와 2세들, 합창은 1세들 구성된 한인 성악팀들이 만들어낸 감동의 하모니였다.
“지역 교회와 단체는 물론 1.5세 2세 청소년들이 스스로 SNS를 통해 내용을 나누고 적극 참여해 준 것에 너무 감동했다. 특정세대가 아닌 1.5~2세들까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찾아 세대를 초월해 하나가 될 수 있는 여지를 보여줬다는 데 의의가 있다”
연주가 끝나고 여기저기서 눈시울을 붉힌 한인들이 눈에 띄었고 영문을 모르고 구경하던 백인들도 박수와 환호를 아끼지 않았다. 한 한인여성이 감격스런 표정으로 다가와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우연히 지나가다가 아리랑 노래가 나와 아이와 함께 멈춰서 보았다. 미국에서 이런 광경을 아이와 함께 볼 수 있게 해줘서 정말 고맙다. 아마 오늘 기억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한편 이날 ‘아리랑 애국가 플래시 몹’은 한국의 전문 촬영팀에 의해 6대의 카메라로 촬영되었고 곧 영상편집을 마친 후 ‘유튜브’에 올려질 예정이다.
하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