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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동산 시장에는 포털이 넘쳐난다. 부동산 포털의 시초로 볼 수 있는 질로우는 물론, 트룰리아, 그리고 최근 가장 각광 받고 있는 레드핀까지 갈수록 부동산 포털은 늘고 있다.
하지만 이들 포털 사이에는 엄격한 차이가 존재한다. 신생기업 레드핀이 연이어 투자를 유치하며 흑자전환을 눈앞에 둔 반면, 나머지 기업들은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레드핀은 지난 1996년 기업포털(EP) 전문업체인 ‘플럼트리’를 설립해 대박을 터뜨린 글렌 켈먼이 지난 2006년 설립했다.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를 활용, 부동산 중개인과 고객을 연계하겠다는 레드핀의 기본 아이디어는 타 업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레드핀과 기타 포털 사이에는 한가지 차이가 존재했고 이것이 곧 승패를 갈랐다. 성공열쇠는 바로 사람이었다.
켈먼은 창업 초기 투자가 예상대로 이뤄지지 않자 문제 파악에 돌입했고 결국 사람에 대한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레드핀은 타업체들이 데이터 제공과 예측에 매달리는 동안 실력 있는 부동산 중개인을 확보하는데 주력했다. 초기 손해를 무릎쓰고 중개인 수백 명을 채용하고 급여와 복지혜택을 제공했다.
레드핀은 이렇게 확보한 인력을 바탕으로 종합 중개업을 시작했다. 레드핀은 각 지역에서 주택 매매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도와줄 중개인을 소개해 주고 이를 통해 수익을 나눈다. 질로우나 트룰리아처럼 중개인이 올린 광고로 수익을 내는 구조와는 다르다. 다른 업체들은 광고 효과가 없다고 판단되면 중개인이 떠나지만 레드핀은 월급과 커미션을 위해 더욱 열심히 일한다.
따라서 레드핀은 서비스가 월등하다. 레드핀 중개인들은 웹사이트를 보고 연락을 하면 대부분 바로 연락이 되고 그날안에 집을 보여준다. 레드핀을 통하면 주택도 다른 브로커지 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주택 거래 절차 대부분을 온라인을 진행해, 번거로운 서류작업을 줄여 비용을 낮췄고 따로 오피스를 운영하지 않아 유지 비용도 낮다. 여기에 경쟁 중개업체가 제시한 가격을 수집해 레드핀 소속 중개인이 가격협상 과정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뒷받침했다. 다른 부동산 중개인은 수수료를 받고 일하기 때문에, 거래가 아예 무산되느니 차라리 집값을 낮추는 것을 선호하지만 레드핀 중개인은 급여의 절반은 월급으로, 나머지 절반은 고객 만족도를 바탕으로 한 수수료로 받기 때문에 고객이 원하는데로 거래를 진행하게 된다. 고객 만족도가 높을 수록 수수료가 올라가는 시스템을 이용했다.
한편 레드핀은 내년 매출 1억달러 돌파와 함께 흑자전환이 예상되며 ‘티 로우 프라이스 그룹’과 ‘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로부터 5000만 달러를 유치해 재정을 강화했다. 질로우와 트룰리아가매해 2000~3000만달러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결과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