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가 펼치고 있는 ‘평화의 소녀상에 꽃 한송이를’ 캠페인이 한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한인 로라 김씨는 평화의 소녀상에 바치는 시를 적어 보내왔다. 김씨는 “지난해 소녀상 제막식때 쓴 것인데 이번 기회에 함께 나누고 싶다. 많이 부족한 시이지만 이 시를 통해 평화의 소녀상이 한인들에게 주는 의미를 다시한번 새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리랑 아리랑 글렌데일 아리랑 ‘
열다섯살 단발 머리 어린 소녀가
옷고름도 살포시 두 손 모아 맨발로 앉아있다.
따사로운 햇살이 순한 발등 위를 맴돌며 간다.
소녀의 흔들림 없는 맑은 눈은
참혹했던 그 날들을 삭이고 있는가
피눈물로 한 맺힌70년 긴 세월이 가슴을 후빈다.
김복동 할머니와 또 살아계신59명의 위안부 할머님들
모진 목숨 팔 구십년, 이제까지 힘겹게 이어 오신 건
뱉지도 못하고 심장에 박혀버린 피멍든 진실들과
일본으로 부터 받아야 할 사과 한 마디 기다림 때문일 게다.
속울음 우느라 차마 불러보지도 못한 노래
오늘은, 열다섯 소녀로 다시 태어나
미국 글렌데일 도서관 앞 햇살 바른 뜨락에 앉아
못 부른 아리랑 아리랑 가슴으로 불러 본다.
피지도 못하고 사그러진200,000꽃봉우리들도 다시 살아
전쟁과 치욕이 없는 평화를 모두 함께 노래하고 있다.
푸른 하늘 바라보며 가슴으로 부르는 뜨거운 가락
오래 오래 멀리 멀리 나비 되어 날으리.
2013년 7월 30일, 로라 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