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이휘재,이렇게 버라이어티한 재미를 주다니!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이휘재(41)가 두 주에 결쳐 방송된 ‘힐링캠프’에서 근래 보기 드물 정도로 버라이어티한 재미를 주었다. 복합 장르의 드라마 또는 휴먼 다큐를 보는 것 같다가, 바로 장난끼 있는 예능으로 돌아오는 그런 식이었다.

이휘재편이 유독 재미있었던 것은 방송이니만큼 최소한의 선을 지키면서도 포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나칠 정도로 솔직했다. 포장과 가식 없이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스타일이었다. 처음부터 이경규와 폭로전을 벌이며 MC 이경규를 쥐락펴락한 것도 기존 ‘힐링캠프‘에서 보기 힘든 구도였다. “난 형이 지난 여름에 한 일을 모두 알고 있다”는 식이었다.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이 나오려고 하면 무릎을 꿇는 장난을 치다가도 “내 바람끼는 유전이고 해양선원이었던 아버지는 해외급”이라고 ‘셀프 집안디스’를 하기도 했다. “모르는 여자가 아름다워요”라는 가사가 가장 좋다며, 처음 보는 여자가 제일 아름답다는 농담도 들려주었다. 그래서 자신은 ‘바람‘, 아버지는 ‘태풍’이었다고~

이휘재가 말은 저렇게 하고 있지만 스캔들 한번 없이 결혼해서 잘 살고 있음을 시청자들은 알고 있다. 반전 캐릭터다. 아내에게도 잘 하고 있고 무엇보다 쌍둥이 아들에게 푹 빠져있다.


하지만 23년째 방송일을 하고 있는 이휘재에게 안좋은 일이 없을 리 없었다. 황반변성증으로 약물, 주사치료를 받고 있다는 그는 “증세가 호전되다가 시력이 급저하되기도 한다. 여러 요인이 있지만 가족력이 가장 컸다”고 털어놨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이휘재가 아기들이 안과 검진을 받을 때 걱정하던 얼굴이 떠올랐다. 정신과 삼담도 받았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위기를 겪으며 혼자 집에서 술을 먹는 일이 많아져 무기력, 자괴감, 우울감을 경험해 평소 알고 지내던 정신과 의사를 찾아갔다고 했다.

23년간 4~5차례의 침체기를 경험했고, 재작년에는 최대위기를 맞았음도 솔직히 털어놨다. ‘스펀지’가 10년만에 폐지됐을 때, ‘이휘재가 추락하는 이유는 노력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한 블로거의 글을 본 어머니의 말을 들었을 때를 떠올리고 재기에 성공했다. 지금도 자신은 항상 대체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산다고 했다. 그러다 아버지의 영상편지에서 ”휘재야“라는 단 한마디에 폭풍눈물을 흘리는 남자였다.

이휘재는 라이벌로 전현무, 김성주를 꼽았다. 똑똑하고 달변에 외국어도 잘하는 그들을 보며 위기감을 느낀다고 했다. 어렵게 방송국에 취직해 왜 프리 선언하냐면서. 이휘재와 이들은 서로 출신은 다르지만 자리를 놓고 서로 경쟁을 해야 하는 만큼 현실적인 토크였다.

이휘재는 20대에 뜬 스타다. 지금도 6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장수하고 있다. 롱런의 비결로 대물림된 아버지의 성실함, 한 방을 노리지 않는 차근차근공략법 등을 들었다. 좌우명은 ‘유캔두잇. 네버기법(네버기브업)’이라고 했다. 들을 게 많은 ‘힐링캠프‘였다.

/wp@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