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깡패’ 전작 호평속 스릴러 도전
사설정보지의 뒷세계 경쾌한 고발
지난 2010년 영화 ‘내 깡패 같은 애인’은 별 볼일 없는 ‘삼류 건달’과 보잘 것 없는 ‘스펙’ 때문에 취업 문턱에 번번히 걸려 넘어지는 지방대 출신 20대 여성 간의 연애담을 그린 작품이었다. 볕 들 날이라곤 영 없을 것 같은 인생들의 소소한 이야기가 서울 어느 곳쯤의 그늘진 반지하방을 이웃하고 펼쳐졌다. 적은 제작비로 만들어져 70만명 남짓한 관객을 동원한, 대단한 성공이랄 것 없는 결과를 낳았지만 특별할 것 없을 듯한 인물에 연민과 유머를 섞어 생명을 불어넣고, 동시대인들이 마주하는 사회의 풍경을 촘촘한 드라마로 응축시켜내는 힘은 단단했다. 김광식 감독(43·사진)은 그해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받았다.![](http://heraldk.com/wp-content/uploads/2014/03/20140317000965_0.jpg)
김 감독은 데뷔작 이후 많은 로맨스 영화 연출 제의를 받았지만, 같은 장르를 또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던 중 제안을 받은 것이 ‘찌라시’의 시나리오. “한국영화에서 한 번도 다뤄지지 않았던 기발한 소재”라는 데 더해 새로운 장르적 시도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각색과 연출을 결정했다. 찌라시의 희생자인 연예인과 매니저의 이야기에 청와대, 기업 등이 엮인 새로운 아이디어가 덧붙여지면서 큰 그림이 완성됐다. 김 감독은 찌라시 유통업자를 직접 만나 취재했고, 비밀 ‘정보회의’의 멤버에게도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심각한 사회 고발성 영화보다는 경쾌한 대중 장르영화로 찍었다”고 했고, 그 의도는 유머와 긴장을 얽혀 경쾌하게 흘러가는 드라마로 살아났다.
사설정보지의 뒷세계 경쾌한 고발
지난 2010년 영화 ‘내 깡패 같은 애인’은 별 볼일 없는 ‘삼류 건달’과 보잘 것 없는 ‘스펙’ 때문에 취업 문턱에 번번히 걸려 넘어지는 지방대 출신 20대 여성 간의 연애담을 그린 작품이었다. 볕 들 날이라곤 영 없을 것 같은 인생들의 소소한 이야기가 서울 어느 곳쯤의 그늘진 반지하방을 이웃하고 펼쳐졌다. 적은 제작비로 만들어져 70만명 남짓한 관객을 동원한, 대단한 성공이랄 것 없는 결과를 낳았지만 특별할 것 없을 듯한 인물에 연민과 유머를 섞어 생명을 불어넣고, 동시대인들이 마주하는 사회의 풍경을 촘촘한 드라마로 응축시켜내는 힘은 단단했다. 김광식 감독(43·사진)은 그해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받았다.
김 감독이 4년 만에 내놓은 ‘찌라시: 위험한 소문’은 사설정보지에 실린 정치인과의 섹스스캔들 때문에 여배우를 잃게 된 매니저 이야기다. 지난 2월 20일 개봉해 16일까지 누적관객 121만명을 동원한 성적은 평범하지만, 연애담에서 스릴러로 옮겨탄 김 감독이 보여주는 이야기꾼으로서의 탁월한 화술은 데뷔작이 불러일으켰던 기대가 헛된 것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사실 찌라시에 등장하는 인물들, 찌라시를 만드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것이 아닐까요? 찌라시를 매개로 기업과 정계, 언론 등의 연결고리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http://heraldk.com/wp-content/uploads/2014/03/20140317000965_0.jpg)
김 감독은 데뷔작 이후 많은 로맨스 영화 연출 제의를 받았지만, 같은 장르를 또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던 중 제안을 받은 것이 ‘찌라시’의 시나리오. “한국영화에서 한 번도 다뤄지지 않았던 기발한 소재”라는 데 더해 새로운 장르적 시도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각색과 연출을 결정했다. 찌라시의 희생자인 연예인과 매니저의 이야기에 청와대, 기업 등이 엮인 새로운 아이디어가 덧붙여지면서 큰 그림이 완성됐다. 김 감독은 찌라시 유통업자를 직접 만나 취재했고, 비밀 ‘정보회의’의 멤버에게도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심각한 사회 고발성 영화보다는 경쾌한 대중 장르영화로 찍었다”고 했고, 그 의도는 유머와 긴장을 얽혀 경쾌하게 흘러가는 드라마로 살아났다.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한 김 감독은 영화진흥위원회 시나리오 공모전에 당선됐고,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 조감독을 거쳐 ‘내 깡패 같은 애인’으로 감독 경력에 첫발을 내딛었다. 팝가수 마돈나의 인터뷰 중 전 남편 숀 펜을 일러 “마이 디어 데스페라도”라고 표현했던 글귀로부터 영감을 받았다. “내가 사랑한 악당”정도로 해석될 글귀를 이리저리 생각해보다 “내 깡패 같은 애인”으로 제목을 정하고 쓴 시나리오가 데뷔작이 된 것.
첫 두 작품에서 유려한 화술로 타고난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을 보여주며 한국영화계의 기대주로 떠오른 김 감독은 “앞으로도 대중을 즐겁게 하는 이야기와 장르영화를 만들겠다”고 했다.
사진=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