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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돌담 모퉁이에 기대선 포장마차 너도친구 나도친구
우연히 만나서 다정한 친구되는 포장마차 포장마차
잊혀진 노래 가사처럼 ‘포장마차’는 미주 한인들에게 아련한 추억이다.
늦은 겨울 밤,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나고 있던 포장마차는 꼭 술을 즐기지 않던 사람이라도 한번쯤은 들어가 보고픈 낭만의 공간이었다.
포장마차가 얼마나 ‘한국적’인 공간이었는지 아무리 설명해도 큰 눈만 깜박거리는 제시카. 백문이불여일견 (百聞不如一見)이라는데 이 미국땅에서 어찌 현란한 오렌지 천막을 찾을 수 있으랴.
마침 부에나 팍의 올 유캔 잇(All you can eat) 전문점 ‘육선생’이 ‘포장마차 육포차’를 선보인다는 소식에 주말저녁 제시카와 데이트 약속을 했다. 마침 코리안 바베큐의 대명사가 된 ‘올 유캔 잇’도 궁금해 하던 차였다. 설레는 주말 데이트에 제시카의 훈남 남편 권기범씨가 동행해 자리를 빛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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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카: 이렇게 주말 저녁 데이트를 나와보기 참 오랜만이다.
▶권기범: 그러고보니 내일이 발렌타인 데이… 덕분에 내일은 생략해도 되겠다(웃음)
▶제시카: 자기는 포장마차 가봤나?
▶권기범: 아직… 그치만 어떤 곳인지 들어는 봤다
▶제시카: 꼼장어, 닭똥집, 돼지껍데기…
▶권기범: 돼지껍데기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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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치 블라버드 선상에 있어 풀러튼과 부에나 팍 한인들에게 확실히 눈도장은 찍은 ‘육선생’은 지난해 겨울 오픈했다. 치열한 무제한 바비큐 레스토랑 사이에서 ‘프리미엄 앵거스 고기’만을 고집하며 차별화에 성공했다.
야채를 좋아하는 제시카와 고기라면 자다가도 벌떡이라는 남편 기범씨.
육선생의 샐러드바를 보고 아주 만족해하는 제시카, 뜨겁게 달궈져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육선생의 명물 ‘크리스탈 불판’은 기범씨를 행복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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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올 유캔 잇’ 코스를 주문했다.
테이블 서빙을 맡은 유쾌한 JJ씨가 먼저 조금씩 맛보라고 각종 부위를 불판에 올려 놓는다.
차돌, 꽃살, 생등심, 주물럭이 지글지글 불판에 구워지기 시작하자 분위기까지 ‘업’된다.
크리스탈 불판은 고기 고유의 맛을 드러내기 때문에 최상급일수록 더 좋은 맛을 낸다고.
고기맛 좀 아신다는 친절한 기범씨. 고기맛이 어떠신지?
권기범:좋은 바비큐집은 우선 차돌을 보면 안다. 너무 얇아서 금방 타거나 부서지면 제 맛을 보기가 힘들다. 또 하나하나 뒤집으며 굽기보다 가능한 덩어리도 굽는 것이 좋은데…여기 차돌은…정말 맛있다!
육선생에서는 일단 양념되지 않는 생고기를 실컷 맛보길 권한다. 소금만 살짝 찍어 먹으면 최상급 앵거스의 깊은 맛을 즐길 수 있다.
저녁 9시부터 육선생은 포장마차 ‘육포차’ 서비스를 시작한다.
비록 오렌지 천막은 아니지만 특유의 포장마차 안주만으로도 추억이 새록새록이다.
꼼장어와 닭똥집은 포장마차의 필수, 조개탕과 계란찜은 선택이 아니었던가.
▶제시카: 와 안주가 40개가 넘는다!
▶권기범: 나는 무조건 돼지껍질!!
▶제시카: 나는 매운 떡볶이도 먹고 싶은데….
옆 테이블에서 제시카를 알아봤는지 건배를 권한다.
맘이 통하면 누구나 친구가 될 수 있는 곳, 그것이 또 포장마차의 묘미 아닌가.
또한 애주가들에게는 육포차 방문을 적극 권하는 바다.
24일까지 9불99센트에 소주와 맥주 무제한이라는 파격적인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육포차’ 방문을 만족스럽게 끝내고 나오는 길, 육선생의 케빈 윤 대표가 또 하나 기분 좋은 제안을 한다. “주간헤럴드를 보고 왔다고 말씀하시면 공짜 소다를 쏘겠습니다!”
정이 넘치는 ‘포장마차’, 정이 넘치는 ‘K타운’이다.
하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