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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마이크 잡고는 처음 있는 일이다”
환하게 웃는 그들을 보니 조금 미안한 마음마저 든다.
10년이 다 되도록, 아침 저녁 하루도 빠짐없이 그들을 만나고 있는데 우리는 그들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
라디오코리아 아침뉴스를 진행하고 있는 안성일 기자와 이현주 아나운서, 그리고 LA18 프라임 뉴스의 송민정 아나운서. 이들은 LA는 물론 남가주 한인들에게 가장 친숙한 대표 앵커들이다. 라디오와 TV를 통해 가장 친숙한 목소리와 얼굴이지만 한번도 듣지 못한 그들의 이야기, 생생한 방송 현장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최초의 인터뷰 ‘앵커열전’을 통해 들어보자.
● 아침을 여는 사람들 – 안성일, 이현주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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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 안성일 기자가 라디오코리아 보도국으로 출근한다.
커피 한잔을 들고 밤새 들어온 헤드라인 뉴스와 한인타운의 사건,사고들을 정리하면서 하루 일과를 시작한 지가 벌써 8년째다.
“2002년 입사해 사회부 기자로 현장에서 뛰다가 2006년부터 아침뉴스 앵커를 맡았다. 생방송 뉴스 진행은 늘 현장취재와 같은 긴박감이 있다. 한국 실시간 뉴스와 CNN 등을 모니터 하면서 진행하는 긴장감을 이제는 즐기고 있다”
8년 째 호흡을 맞추고 있는 이현주 아나운서는 한인방송계의 베테랑으로 라디오코리아에서만 18년 경력이다. 팬레터를 보내오는 팬들도 있고 간혹 마켓이나 식당에서 목소리를 듣고 혹시 뉴스 진행하는 사람 아니냐며 물어봐주는 열혈 청취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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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나는 부산MBC에서 리포터를 시작으로 방송 일을 하다가 미국에 와서는 쭉 라디오방송국에서 일했다. 아침뉴스를 맡기 전에는 낮 시간 음악프로와 토크쇼 등 교양과 예능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보도프로그램이지만 아침뉴스라는 특성 상 활기차고 밝고 즐거운 분위기를 전달하려고 한다”
아침 6시. 스튜디오에 ‘온에어’사인이 켜지면 방송은 오전 10시까지 줄곧 생방송으로 이어진다.
방송원고는 모두 두 사람이 직접 만든다. 속보가 있으면 그때그때 판단해서 보도여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냉정한 판단과 순발력이 필요하다. 기자, 작가, 연출, 진행까지 1인 4역쯤은 기본이다.
두 사람의 호흡 역시 중요한데 컴퓨터 사이언스를 전공한 안성일 기자와 방송일을 천직으로 아는 이현주 아나운서는 그야말로 ‘냉정과 열정’의 완벽한 조화다. 이제는 그야말로 눈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척’하면 ‘착’이다. 웃음이 많은 이현주아나운서가 웃음보가 터질 때는 안성일 기자 혼자서 진행을 도맡아야 한다고. “유난히 내 멘트가 많을 때는 이현주 아나운서가 옆에서 웃고 있다고 알면 된다”고 안성일기자가 귀띔한다.
8년 동안 한인 사회의 아침을 열고 청취자와 함께 호흡을 해온 만큼 한인커뮤니티를 향한 애정도 남다르다.
안 기자는 “외국에서 하는 한국어 방송이라는 점에서 의무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일한다. 더 우리말을 쓰려고 노력하는 것도 그 이유다. 한국어의 품위를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크다”라고 말한다.
힘들었던 이민생활에 라디오가 큰 위안이 됐다는 한 청취자의 이야기를 듣고는 늘 방송인의 사명에 대해 생각한다는 이현주 아나운서. 최근에는 카운슬러 자격증을 획득하고 라이프코치로도 활동하고 있다.
“누군가 한 사람이 내 목소리를 듣고 위로 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바람이 있다면 행복한 뉴스, 기분 좋은 뉴스가 우리 한인사회에 넘쳐났으면 좋겠다. 한인 경제가 완전히 살아났습니다! 하는 소식들 전해드리고 싶다”
● 한인들의 8시 뉴스- LA18프라임 뉴스 송민정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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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정 앵커에 대한 두 가지 사실을 먼저 밝혀두자면.
앳된 외모 덕분에 항상 ‘신입’이라는 인상을 주지만 그녀는 KBS아메리카 등을 두루 거친 경력 8년 차의 아나운서다. 또한 며느리를 삼고 싶다는 어르신들의 전화가 적잖이 걸려오지만 아쉽게도 ‘품절녀’가 된지 벌써 6년이다.
“어려 보인다는 이야기이고 아가씨 같다는 것이니까 무조건 기분 좋은 일”이라는 송민정 앵커는 보기와는 다르게 털털하고 활달한 성격이다. 화면에서 풍기는 다소 새침하고 냉정해 보이는 이미지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는 대학에서 언론정보를 전공한 후 늘 아나운서를 꿈꿨다고 한다. 한국 YTN에서 리포터로 일하다가 미국으로 유학을 오게 됐다. 2006년 KBS아메리카에 입사하면서 방송을 시작했고 LA18 프라임 뉴스는 2012년 7월부터 진행해 오고 있다.
LA18은 미국의 주류방송사 ‘KSCI TV’가 운영하는 공중파 채널로 한국, 중국, 필리핀 등 아시아권 언어로 방송되는 다중 언어 채널이다. 송민영 아나운서는 아시아권 간판 뉴스프로그램 중 유일하게 단독으로 진행하는 여성 메인 앵커다.
LA18 프라임 뉴스는 LA를 포함해 샌디에고까지 620만 가구에서 시청하고 있다고 한다. 6명의 기자들이 한인사회 구석구석을 발로 뛰며 취재한 뉴스를 송민정 아나운서가 매일 저녁 8시부터 40분 간 생방송으로 진행하고 있다.
한국방송팀이 따로 구성되어 있지만 기술 스태프는 모두 미국인들이다. 게다가 중국, 필리핀, 베트남 등 타 커뮤니티 제작진과 스튜디오를 공유하기 때문에 송 앵커는 자연스럽게 회사 내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인물이 됐다. 자부심과 함께 책임감이 막중하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인터뷰는 가장 긴장되면서도 뉴스 메인 앵커로서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인터뷰이의 예상치 못한 발언으로 돌발상황이 언제나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사전공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원고에 없어도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질문 몇 가지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라고 말한다.
기억에 남는 인터뷰가 있을 법하다.
“대선 때 공화당과 민주당의 한인대표가 나와 함께 대담을 펼친 것, 가수 김장훈씨와의 인터뷰, 에드 로이스 연방하원 의원과의 인터뷰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앵커로서 늘 객관적이고 침착한 모습을 보여야 하지만 때로는 무척 힘든 일이기도 하다.
“샌디훅 참사 때 현지 한인주민과 전화가 연결되어 인터뷰를 진행했었다. 격앙된 목소리에 현지의 참혹함이 그대로 전해져 눈물이 쏟아지더라. 내 감정을 추스르면서 상대방을 위로하며 진행하는 게 정말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송민정 앵커는 인터넷 클릭으로 전 세계의 뉴스를 공유하는 시대에 따뜻한 로컬의 소식을 알리는 자신의 역할이 만족스럽고 행복하다고 말한다.
“한인들이 듣고 싶고 알고 싶은, 꼭 필요한 정보를 한국어로 전한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 또 가정에서 부모님과 함께 TV를 보는 2세와 3세들에게 바른 한국어를 전달해야 한다는 책임감도있다. 한국뉴스와 미국뉴스가 다루지 못하는 뉴스,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것이 저와 LA18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하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