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오덕

지난 16일 퇴근길에 카톡으로 전해 들을 때만 해도 별거 아니려니 하는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엄청난 비보로 바뀔줄을 누가 알았겠는가. 눈물이 앞을 가리고 가슴이 답답하여 잠못이루는 나날을 보내며 우리 소중한 아이들 살아돌아오기를 두손 모아 기도하며 엄청난 슬픔을 겪고 있는 희생자 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보낸다.

저간의 사정이야 있겠지만 이번에 당국자들이 보인 사고 수습과정을 보면 정말 분통이 치밀어 가슴이 터져 버릴 듯한데 직접 겪는 피해자 가족들의 심정은 오죽할까. 필자 또한 당당한 한국인으로 자부하며 살고 있지만 하도 속이 상하니 우리네의 흉 한가지를 봐야겠다.

지난해 구미에서 생선전문점을 오픈하며 겪은 일인데 택시를 타고가며 “기사님. 한번 들르세요. 고등어 김치조림이 맛있어요”하자, 기사님 왈 “나쁜놈들, 다 중국김치로 하는데 안먹어요” 한다. “아니, 우리집은 중국김치 안써요” “말은 다 그렇게 하지요”

같이 시작한 파트너와 김치문제로 몇날 며칠을 싸웠는데 중국김치는 10kg에 1만2500원이고 한국김치는 2만5000원인데 파트너는 돈 때문이 아니고 한국김치는 조림을할 때 맛이 안난다는  변명이며, 메뉴판엔 버젓이 ‘우리는 국산김치만 사용합니다’를 써놓고 중국김치가 들어오면 서둘러 박스를 뜯어 내다버리는 비양심과 시커먼 중국소금을 우리 신안 천일염 포대에 담아 파는 식자재 공급상들의 행태와 부딪히며 이를 고치느라  많은 상처를 받은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나쁜 관행에서 탈피 못하고 무사안일주의가 만들어낸 엄청난 피해를 우리 어린 꽃들에게 지우게 되니 가슴이 메어진다.

된장은 우리네의 건강을 책임지는 대표적인 웰빙 식품으로 ‘좋은 음식은 약과 같은 효능을 낸다’는 뜻에 어울리는 보약 중의 보약이라 하겠다.

‘된장의 오덕’이란 글이 있는데  첫째, 단심(丹心), 된장은 다른 음식과 섞여도 결코 자기 맛을 잃지 않는다, 둘째, 항심(恒心) 된장은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으며 오히려 더욱 깊은 맛을 낸다, 셋째는 무심(無心) 된장은 각종 병을 유발하는 기름기를 없애 준다.,넷째 선심(善心) 된장은 맵고 독한 맛을 부드럽게 만들어 준다, 다섯째,화심(和心)된장은 어떤 음식과도 조화를 잘 이룬다, 등이다. 된장의 오덕은 우리가 이 사회를 만들고 이끌어 가는 가장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지난 해 9월에는 연변조선족 사회에서 ‘전통된장오덕문화절’ 이라는 축제가 있었는데  이곳에서 평양에서온 한 과학자에 의해 3년간의 연구 끝에 전통 된장술의 발표가 있었다고 하니 조만간 우리도 된장술 맛을 보게 될 듯하다.

된장은 영양이 우수한 식품으로 단백질 함량이 높고 함유되어 있는 아미노산의 종류가 무려 20여종에 달하며 단백질이 각종 곰팡이와 효모, 세균의효소에 의해 분해되고 새로운 성분과 재합성되면서 형성된 것이다. 또한 음식의 간을 맞추는데 없어서는 안 됄 중요한 조미료이며, 많은 양의 소금을 넣고 담그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간을 내며 저장성이 뛰어나다, 맛이 변하거나 상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해가 지날 수록 맛이 깊어진다.

특히 된장에는 쌀이나 보리에서 결핍되기 쉬운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이 많이 들어 있어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생활에 균형을 잡아주는 식품이다.

된장의 효능을 보자. ▲항암효과: 된장은 발효과정에서 이소폴라본,사포닌 등의 암 억제물질이 만들어지고 세포의 돌연변이를 억제하는 성분과암을 유발하는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으며 생콩은 64%,삶은 콩은 39% 의 항암효과가 있는데 된장은 이보다 훨씬 높은 수치의 돌연변이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암 예방에 탁월하다. ▲고혈압예방: 된장의 히스타민-류신 아미노산은 두통을 없애주고 혈관 속 콜레스테롤을 제거해 고혈압 예방에 탁월하며,레시틴 성분은 콜레스테롤을 녹여 혈액이 끈적해지지 않고 부드럽게 만들어주어 동맥경화 예방에 도움을 준다. ▲간 기능 회복: 재래식 메주는 미생물의 천연재배지로 메주의 미생물은 간의 해독작용을 도와 간기능 회복과 간 해독에 도움을 주며 소화가 잘 되게 도와준다.특히 고기를 먹을 때 된장찌개를 곁들리면 소화제 역할을 해 배탈과 소화불량을 막아준다. ▲해독작용: 된장은 농약과 같은 유독성분을 없애주는 역할을 하며 몸안의 독소와 노폐물을 제거하고 피를 맑게 만들어 주는 효능이 있으며 민간요법으로 벌에 쏘이거나 뱀에 물렸을 때 된장을 바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으며 각종 오염물질과 매연에 노출된 우리에게 아주 유익한 식품이다. ▲골다공증 예방: 된장의 원료인 콩에는 이소플라본이라는 성분이 풍부해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같은 기능을 발휘해 골다공증에 탁월한 효능을 보인다, 이 외에도 노인성 치매,면역력 향상,식욕,소화개선,혈관 침착작용 예방,황산화작용 등에 좋으며 대장 내 유익균의 번식을 촉진하여 장 운동을 활발하게 하고 변비를 예방하며, 유리 리놀레산 성분은 멜라닌 색소 합성을 억제해 기미와 주근깨를 없애주고,피부 노화를 방지한다.

이렇게 우리 몸에 좋은 된장을 활용한 음식을 자주 먹기를 바라는데 된장찌개를 만드는 과정은 개인에 때라 순서나 재료에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필자가 애용하는 순서를 보면 이러하다. 1. 뚝배기에 다시용 멸치와 엷게 썬 무를 넣고 국물을 우려낸다 2. 다시국물을 충분히 끓인 후에 된장을  풀고 다시 끓인다. 된장의 떫은 맛을 없애기 위해 약간의 고추장, 양파를 넣어 준다. 3. 충분히 끓은 된장에 준비해 둔 메인 재료를 넣고, 대파,감자,청양고추,마늘,버섯,애호박을 추가하여 끓인 후에 마지막으로 쑥갓이나두부를 넣어 한소금만 더 끓이면 향이 좋고 영양만점인 된장찌개로 태어난다. 필자는 메인 재료로 요즘 한참 맛이 오른 알배기 봄꽃게를 적극 추천하는데 미더덕 넣고 끓이면 겨우네 지친 몸과 마음을 봄의 향기로 가득 채울 듯 하며, 맛이 오른 대구,동태도 좋으며,봄철 춘곤증을 확 날려 보낼 달래와 냉이 된장국도 아주 좋은 된장요리인 듯 하다. 크기변환_김민기[1] 김민기/한남체인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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