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와 엄마들이 쉬는 공간.. 로라스튜디오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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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에나 팍 로라스튜디오, 엄마와 아이들을 위한 종합선물세트 같은 곳이에요!”

올 여름 엄마가 되는 제시카가 아주 뜻 깊은 곳으로 나들이 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엄마들의 즐거운 수다, 맛있는 냄새와 흥겨운 음악이 흐르는 곳, 부에나 팍에 위치한 ‘로라스튜디오’다.

무엇을 하는 곳이냐는 제시카의 질문에 언뜻 적당한 답이 생각나지 않는다.

‘로라스튜디오’는 지난 2012년 발도르프 인형공예가인 로라 조씨가 인형만들기 클래스를 열면서 시작한 공간이다. 하지만 1년 반이 흐른 지금 인형클래스 외에 발도르프 교실, 뜨개질 교실, 임산부 교실, 요리교실, 무용교실 등 여성들을 위한 다양한 클래스가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단순한 ‘문화센터’라고 하기에는 뭔가 특별하다. 따스하고 소박하면서도 공기 좋은 전원에 와 있는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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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카: 뭐랄까… 시골 할머니 댁에 와 있는 기분이다.

▶로라: 그렇다면 바로 내가 만들고 싶었던 공간이다. 편안히 찾아와 바느질하고 음식을 만들며 소소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 재능과 정보를 나누는 휴식공간같은 곳을 만들어 친구들과 함께 하고 싶었다.

현재 ‘로라스튜디오’에는 발도르프 인형과 퀼트, 장식품 등을 만드는 발도르프 클래스와 태어날 아기를 기다리며 옷과 장난감을 만드는 임산부 클래스, 뜨개질 클래스가 열리고 있다. 발도로프와 임산부 클래스는 로라 조씨가 직접 가르치고 뜨개질 클래스는 뜨개질의 달인들이 스스로 모여 클래스를 열어 초보들을 이끌어 주고 있다.

▶로라: 이곳에서 열리는 클래스들은 학원이 아니다.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아이디어와 정보를 나누고 함께 발전해 나가는데 목적이 있다. 그래서 수업시간도 정해 놓은 것이 없다. 있고 싶을 때까지, 만들고 싶을 때까지 있으면 된다.

제시카의 마음을 빼앗은 것은 역시 발도르프 인형과 임산부 클래스에서 만들고 있는 아기옷과 장난감이다. 아기들이 물고 빨아도 되는 독일산 유기농 코튼과 양털, 솜 등으로 만들어 촉감부터 향기까지 남다르다. 태어날 아기를 생각하며 처음으로 입을 배넷저고리와 딸랑이를 만드는 예비엄마들의 모습은 바라만 보아도 미소가 절로 난다.

제시카가 태어날 아기를 위해 애벌레 모양의 장난감을 선택해 도전해 본다.

▶제시카: 바느질엔 소질이 없지만… 아기를 위해 만들어 보고 싶다. 그런데 발도로프 인형의 생김새가 정말 정겹다.

▶로라: 발도르프 인형은 100% 손으로 만든 인형으로 표정을 단순화시켜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하는 것으로 독일에서 100년 전부터 전해 내려온 전통 공예다. 화려한 바비 등 항상 웃는 예쁜 인형과 달리 점으로 표현된 과장되지 않은 친근한 얼굴은 아이들의 기분과 감정에 따라 변화무쌍한 표정으로 다가오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서 소아치과 위생사로 일했던 로라 조씨는 독일 뮌헨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하면서 소아치과에 진열된 발도르프 인형을 처음 만났다. 발도로프 인형은 첫 눈에 조씨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그는 직장을 그만두고 다시 독일로 가서 발도로프 인형을 공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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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 처음 바느질을 하시는 분이라도 한달 이면 두서너 작품씩은 만들어 가신다.

▶제시카: 그런데 다른 종류의 클래스는 어떻게 생긴 것인가?

▶로라: 소문을 듣고 오는 분들이 점점 늘어났다. 그 분들 가운데 비즈, 뜨개질, 퀼트 등 다양한 방면에 자격증을 가지고 있거나 재주를 가진 분들이 많았다. 자연스럽게 또 클래스가 만들어 지는 것이다. 특히 궁중요리, 무용 등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은 정말 프로들이다.

무용클래스는 치노힐에서 토탈ART를 운영하고 있는 이재은 교사(국립국악예고, 한양대학교 무용과 졸업)가 OC제자들을 위해 마련한 특별 클래스다. 아이들이 무용을 배우는 동안 옆에서는 엄마들의 바느질클래스가 자연스럽게 벌어진다. 넋 놓고 아이들을 기다리는 여느 학원들의 풍경과는 사뭇 다르다.

수강생들과 테이블에 둘러앉자 제시카의 특기인 ‘아줌마 수다떨기’가 시작된다. 제시카의 놀라운 한국어 솜씨에 모두가 놀라며 그 자리에서 ‘영어 클래스’제의가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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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 여기 엄마들의 가장 큰 고민이 영어인데… 제시카가 이곳에서 영어 클래스를 열면 정말 좋겠다

▶제시카: 8월이면 아기가 태어난다. 발도르프 장난감부터 완성하고 생각해보자(웃음)

태어날 아기를 기다리며 딸랑이를 만드는 엄마, 손녀를 위한 인형을 만드는 할머니, 남편에게 올 겨울 선물로 줄 스웨터를 짜는 아내. 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한 한땀 한땀 바느질이 시간가는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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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을 배우는 아이들을 기다리는 엄마들은 옆 방에 둘러 앉아 어깨너머 발도르프를 배우는 가하면 향 좋은 차한잔을 두고 소소한 이민생활을 나누며 심신을 달랜다.

그야말로 ‘로라스튜디오’는 열린 공간이다.

▶로라: 누구나 환영한다. 특별한 재주가 있어서 이곳에서 클래스를 열어보고 싶은 분들도 대환영이다. 정리=하혜연기자

▲문의: 213-820-7838 (7342 Orangethorpe Ave. Buena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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