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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2년만이다.
두 해 전 여름, 최연소 OC 한인회장에 취임한 오득재 회장을 인터뷰했을 때 “적어도 뭐 하는 지 모르는 한인회는 되지 않게 하겠다”라며 한인회의 실질적인 역할을 강조했었다.
그리고 임기를 마치고 오는 7월 회장직을 이임하는 오득재 회장을 만났다. 흰머리가 많이 늘었다며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잘 했다고 칭찬해 주는 것은 모두 도와준 분들 덕분이고 아쉬운 부분은 내가 모자라서였다. 많은 분들이 수고했다고 등 두드려 주니 정말 감사할 뿐이다”
오득재 회장이 이끈 23대 OC한인회는 일명 ‘젊은 한인회’였다.
오 회장 자신도 이민 12년째인 40대 치과의사였고 발로 뛰며 꾸린 이사진들도 60%이상이 40대 이하의 의사, 변호사, 금융인, 도시설계사, 부동산중개인 등의 전문직 종사자들이었다. 한인사회의 필요에 신속히 대처하고 보다 실제적이고 전문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서였다.
그런 면에서 오회장의 첫 대외사업이었던 2012년 ‘청소년 추방유예 신청 1:1 무료상담’은 의미가 컸다. ‘서류미비 청소년 추방유예조치’ 법안이 발표되자 다음날로 OC 변호사협회와 협력해 복잡한 절차는 모두 생략하고 발 빠르게 움직였다. 모양새만 갖춘 무료설명회 형식을 버리고 사전 예약을 통한 1:1 상담이라는 실질적인 방법을 택했다. 그 결과 23명의 한인청소년들이 변호사들과 개별면담을 가졌다.
청소년 사업에 누구보다 애정을 가졌던 그는 자신의 공약이기도 했던 ‘청소년 멘토링 세미나’도 3차례에 걸쳐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미래 한인사회를 이끌 리더를 양성하고 청소년들에게 한인으로서 자긍심을 갖게 해주고 싶어 기획한 행사였다. 첫 세미나의 연사였던 유엔 인도적 지원조정실(OCHA)의 손귀엽 총괄기획국장의 연설을 눈을 반짝이며 듣던 아이들 모습과 연설 이후 쏟아진 질문들, 나중에 손국장 같이 되고 싶다는 아이들의 소감이 정말 소중한 기억으로 남는다”
한인회의 연말행사인 ‘한인회 청소년 장학금 전달식’도 새로운 형식으로 바꿔 놓았다. 장학금을 주는 한인인사보다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을 위한 잔치로 탈바꿈했다.
학생 한명 한명을 애정 어린 시각으로 소개하면서 영상물을 통해 그들의 꿈을 들어보는 시간도 가졌다. 이에 대한 예산이 늘자 한인회 이사 송년회를 과감히 생략하기도 했다.
OC한인회를 편안한 사랑방처럼 만들어 누구나 찾아오게 만들고 싶다던 오 회장은 ‘한인회 도서관’을 만들어 호응을 얻었다. 한국 사단법인 해외 책보내기 운동본부를 통해 받은 3천 여권으로 시작한 OC한인회 도서관은 현재 6천권에 이르는 장서를 갖춘 커뮤니티의 서재가 됐다.
“무엇보다 한인회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노력했다. 누구나 편하게 찾아와 잘한 것, 잘못한 것, 해야 할 것들을 알려주는 그런 곳 말이다. 앞으로도 한인회에 와서 좋은 책도 읽고 차도 마시고 좋은 의견도 주면 좋겠다”
6월 30일을 끝으로 한인회장이 아닌 치과의사로 돌아가는 오득재 회장. 2년 동안 미뤄 놓은 일들이 태산이다. 하지만 청소년을 위한 커뮤니티 활동은 지속적으로 할 생각이다. 이를 위한 단체도 구상하고 있다.
“한인회에 관심을 가져주고 응원해준 한인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앞으로 김가등 신임 회장이 이끌 24대 한인회에도 많은 힘을 실어주길 진심으로 부탁한다. 한인회는 한인들을 위해 존재하는 단체인만큼 한인들의 관심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하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