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뻔한 포맷만 반복…마니아 지지불구 시청률 바닥
종편 · 케이블 채널 프로그램 튀는 아이디어로 트렌드 주도
방송 플랫폼이 케이블 채널, DMB, IPTV, 종편 등으로 다양해진 요즘, 지상파 방송은 더 이상 새로운 음악을 소개하는 유일한 창구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상파 방송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는 강력한 파급력 때문이다.
방송에서 아이돌 댄스 뮤직 외에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듣기 어려워졌지만 그런 지상파 프로그램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올해로 방송 5주년을 맞은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지상파 3사의 유일한 심야 음악 토크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과거 SBS가 ‘김정은의 초콜릿’(2008년 3월 11일~2011년 3월 20일)과 ‘정재형 이효리의 유&아이’(2012년 2월 26일~2012년 10월 14일)를 MBC가 ‘음악 여행 라라라’(2008년 11월 26일~2010년 10월 27일), ‘아름다운 콘서트’(2010년 11월 6일~2013년 3월 23일), ‘음악여행 예스터데이’(2014년 1월 25일~2014년 5월 24일)를 방송한 바 있지만 모두 단명했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많은 뮤지션들이 출연하고 싶은 프로그램으로 첫 손을 꼽을 만큼 선망 받고 있지만, 한편에선 음악의 비중이 토크와 비교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오히려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출연진이 등장해 라이브를 선보이는 KBS 1TV ‘콘서트 7080’이 음악에 집중했던 과거의 ‘유희열의 스케치북’과 닮아가는 모양새다.
최규성 대중음악평론가는 “음악을 즐겨 듣는 사람들은 방송을 통해 새로운 정보를 찾지 않는다. 애호가들의 입장에선 방송으로 무언가 새로운 정보를 얻기 파급력이 강한 지상파가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시권 대중음악평론가는 “JTBC의 ‘히든싱어’처럼 이제 종편과 케이블 채널의 프로그램들이 더 튀는 아이디어로 트렌드를 주도하는 느낌”이라며 “지상파 특히 공영방송일수록 다양한 음악을 노출하는 데 신경을 써야하는데 뻔한 포맷만 반복하는 등 그 역할을 못하고 있어서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근 방송 10주년을 맞은 EBS ‘스페이스 공감’, 지상파 텔레비전 프로그램 중 인디 음악의 보루 역할을 해온 KBS 1TV ‘이한철의 올댓뮤직’은 낮은 시청률과 관계없이 출연 자체만으로도 뮤지션들에게 일종의 권위를 주는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스페이스 공감’은 신인 발굴 프로그램 ‘헬로루키’를 통해 국카스텐, 장기하와 얼굴들, 게이트 플라워즈 등 수많은 실력파 뮤지션들을 배출하며 신인 등용문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프로그램들은 진지하게 음악에 집중하는 태도를 유지해 마니아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이끌어냈지만 대중의 폭넓은 관심을 이끌어내진 못해 ‘소수점 시청률’에 머물고 있다.
서정민갑 대중음악의견가는 “다양한 음악을 소개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음악의 매력을 시청자들이 알아줄 수 있게 제대로 기획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TV를 통해 들리는 사운드의 질이 낮은 것도 큰 문제다. 프로그램 제작에 공을 들이는 것 이상으로 안방에 들리는 사운드까지 신경 쓰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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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희ㆍ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