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콘, 종합 한류컨벤션으로 갈 길 머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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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3회째 열린 K-CON행사가 본격적인 한류컨벤션의 기능을 발휘하려면 보다 차별화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0일 K-CON행사장을 찾은 젊은이들이 자발적으로 K팝 아이돌그룹의 춤을 선보이고 있다.

‘한류 컨벤션’ K-CON이 K팝의 한계를 뛰어넘어 명실상부한 한국문화 종합 컨벤션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인가.

지난 9,10일 이틀간 LA 코리아타운 인근 스포츠아레나 일대에서 펼쳐진 K-CON2014에서 주어진 과제다. 한국의 대기업 CJ그룹의 계열사인 종합 콘텐츠기업 CJ E&M이 기획하고 주관해 올해로 3회째 열린 이 행사는 K-POP을 계기로 한국음식 등 문화 전반을 K-Culture란 명제로 패키징, 글로벌 시장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가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되고 있다. 일단 긍정적이다.

먼저 개최장소로서 LA는 적절하다는 평이다. 미국에서 가장 다국적 문화가 혼재돼 있는 대도시인 LA는 해외에서 가장 많은 한인밀집지역으로서 한류의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K-CON같은 한류 이벤트에 최적지라는 데 이견이 별로 없다.게다가 한류 관련 프로듀싱과 연계산업측면에서 할리우드가 포함돼 더욱 그러하다.

3년째 진행된 K-CON행사의 하일라이트격인 K팝 콘서트의 방향 전환도 돋보인다. 과거 유명세가 있는 인기 아이돌 그룹 중심에서 벗어나 올해는 데뷔한지 오래되지 않은 그룹이나 미국이나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가 약한 아이유(IU), 정준영, 틴탑, 빅스 등이 초청돼 해외진출의 가능성을 타진해보는 모습이었다.

컨벤션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관련산업의 비즈니스네트워킹과 거래기회 등의 측면은 어떨까. 3년째에 불과한 탓인지 아직은 걸음마 단계로 평가된다. 주최측은 올해 한국 중소기업청과 동반성장위원회 등의 지원을 얻어 한국 중소기업의 우수제품 가운데 한류관련 상품 부스 37개를 마련했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미용과 건강 관련 제품이었다. K팝팬층이 젊은 세대인 만큼 미용관련 아이디어 상품에 대한 반응은 높았지만 관심 정도에서 그쳤다는 지적이다. 올해 K-CON의 마켓플레이스(장터)에 마련된 중소기업 부스 지역은 K팝 관련 티셔츠나 CD,브로마이드 등을 판매하는 부스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산한 분위기였던 것도 관객층이 젊은 만큼 비즈니스적인 상담을 기대하기 어려웠던 탓으로 볼 수 있다.

한국에서 특허상품인 제품을 들고와 부스를 차린 한 중소기업 사장은 “한국 제품을 글로벌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기회를 엿볼 까 싶어 참가했지만 분위기가 K팝 일변도인 듯해 실질적인 상담효과는 거의 보지 못했다”고 아쉬워 했다.

K팝과 더불어 한류전파의 중심축으로 여겨지는 음식 부문은 이번 K-CON에서 말 그대로 ‘찬 밥’ 신세였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K-CON의 마켓플레이스 현장에는 한국의 유명 외식프랜차이즈는 물론 로컬 한인외식업체가 부스를 차렸지만 매상에서는 이틀간의 부스비용(평균 1천~1천200달러)도 건지지 못한 곳이 태반인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50여대의 푸드트럭 가운데 절반 이상이 한식을 소재로한 퓨전메뉴를 가졌으나 행사장을 찾은 4만여(CJ측 추산) 관객으로부터 외면받았다.

“상품 판매는 대부분 K팝 관련 제품이라는 것을 제외하면 한인커뮤니티의 일반 축제의 장터와 다른 게 별로 없다”라는 지적은 앞으로 K-CON이 보다 차별화한 프로그램을 갖지 않으면 그저그런 K팝 콘서트이거나 허다한 지역축제의 장터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나 다름없다. 이명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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