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투명한 관리…저작권 사각지대 해소”

신탁범위선택제로 창작자 권리 향상
국제표준 송ID로 해외서도 대우받길

“제가 가장 주안점을 두는 건 처음부터 끝까지 전산이에요. 프로그램이 완벽해야 하기때문이죠. ”

10월 1일 출범하는 (사)함께하는음악저작인협회(KOSCAP) 백순진 이사장(65·사진)은 투명한 음악 저작권관리를 위한 최선의 방책으로 컴퓨터 데이터 관리를 들었다. 그래야 누구든 원할 경우 저작권료를 얼마나 어디서 받는지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지난 50여년동안 국내 음악저작권은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독점적으로 관리해왔지만 공정성 차원에서 복수의 신탁 단체의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최근 정부가 복수 단체를 허용했다. 새로운 단체의 출범에 가요계는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백 이사장은 한참 후발 주자임에도 느긋했다. “우리가 하는 일을 식당에 비유하곤 해요. 서비스가 좋고 음식이 맛있으면 손님이 오지 말라고 해도 오죠. 고객이 한 명이라도 그 분한테 최선을 다하라고 직원들에게 말해요.” 


그는 무엇보다 완벽한 플랫폼과 질좋은 서비스를 강조했다. 나이가 든 회원은 1대1 개인비서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담당 직원이 비서처럼 일일이 문제를 해결해주는 식이다.

70년대 포크음악의 대명사 4월과5월 출신인 백 이사장은 가요계를 오래 지켜본 입장에서 저작권료를 통한 가요계 양극화를 줄이는 데 생각이 많다. 현재 국내 음악저작권자는 1만7000여명. 매월 일정 수준의 저작권료를 받는 저작권자는 900명 정도다. 백 이사장은 나머지 회원들을 위해 노래방, 방송, 온라인, 길거리 음악 등 저작권 징수 사각지대를 찾아내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방송의 경우에도 모니터링 시스템이 완전하지 않아요. 방송사에서 일괄적으로 계상하는데 30%정도는 빠져 있다고 봐요. 일본은 저작권신탁단체에 큐시트를 다 제공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사실 음악저작권에 대한 이해는 중학교 수준인게 현실이다. 법 규정의 손질도 필요하다. 현재는 저작권자가 권리를 포괄적으로 신탁하는 구조지만 사안별로 나눠 관리를 맡기는 게 필요하다. 방송과 전송, 복제(음반) 공연(노래연습장, 공연장, 길거리 가게 등) 등 범주별로 나눠 개인이 직접 관리하는 것도 가능하고 복수의 단체에 권리를 나눠 주는게 세계적인 추세다. 이와 관련한 신탁범위선택제가 현재 국회에 계류중이다.

그가 지적하는 현 저작권관리의 허점은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다. 해외저작권관리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에서 보듯 숭숭 뚫려있다. 이는 국제적 표준인 ’송 아이디‘가 없는게 문제다. 백 이사장은 “중국시장은 우리의 10배인데 거의 관리가 안되고 있다”며, “송아이디를 부여해 우리 노래가 합당하게 불리고 제대로 보상이 이뤄지도록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백 이사장은 기존의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의 상생도 강조했다. “박시춘 박춘석 손석우씨 등 선배 작곡, 작사가들이 애써 만든거거든요, 잘 상생해 나가야 하고 시스템을 상호발전적으로 일궈나가야죠.”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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