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럴드 순스포츠=김주현기자 ] <비정상회담>,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마녀사냥>,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냉장고를 부탁해> 등은 JTBC에서 방송하는 인기 절정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인기 절정이라고 해서 포맷이 같지도 않다. 포맷이 다른 만큼 출연자도, 세트장도 제각각이다. 그래서 독특하다.
위 프로그램 모두 재미를 추구하는 예능이라는 점에선 같지만 그 재미를 추구하는 방식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위에서 언급한 ‘포맷의 차이’가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기존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출연자의 모습과도 다른 방향성을 지닌다. 그게 인기요인이다.
<비정상회담>은 ‘정상회담’이라는 아주 독특한 포맷을 갖고 있다. 세계 각국의 묵직한 정상들이 진지한 토론을 벌일 것만 같은 모습은 예능과 상당한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그 포맷 안에서 나라를 대표하는 청년들이 모여 한 주제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하는 모습은 신기하게도 웃음을 유발한다. 그 웃음은 가볍지만은 않다는 게 포인트다.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그 안에서 교훈을 찾아낸다. 그리고 함께 공감한다.
< 비정상회담>의 핵심이 기존에 활동했던 예능인이 아니라 그 나라의 청년 대표를 자처하는 외국인이라는 것도 흥미로운 점이다. 외국인이 등장하는 토크쇼는 많았지만 그들이 주가 되는 프로그램은 거의 없었다. 외국인이 등장하는 프로그램은 몇몇 있었지만 그들이 전하고자 하는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때도 많았고, 한국 문화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그저 ‘게스트’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비정상회담>은 방송에 등장했던 전의 외국인보다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 본인의 나라에 대한 긍지가 높을 뿐만 아니라 의사소통이 비교적 자유로워 프로그램의 의도를 명확하게 파악한다는 장점이 있다.
그의 인기를 이어받은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는 세트장을 옮겨 정말 ‘글로벌’한 방송을 표방하는 데 의의가 있다. <비정상회담>으로 인기를 얻은 출연자의 고향에 직접 방문해 그 안에서 예상치 못했던 웃음을 유발하고, 세트장에선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면서 자칫 출연자가 겹쳐 진부해보일 수 있는 <비정상회담>과 윈윈하는 전략을 펼친 것이다.
<마녀사냥>은 JTBC 예능의 새 역사를 펼친 주인공이다. 2013년 여름에 방송을 시작한 ’19금 토크쇼’는 아직까지도 그 인기가 건재할 만큼 매주 신선한 게스트와 주제로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 <마녀사냥>의 진행자인 신동엽, 성시경, 허지웅, 유세윤은 모두 ‘달변가’이다. 말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최적격이라는 뜻이다. 수위 있는 방송인만큼 그에 적절한 언어 구사가 능해야하기 때문에 4명의 조합은 안정적일 수밖에 없다.
4명이 진행하는 1부가 끝난 뒤, 한혜진, 곽정은, 홍석천이 등장하는 2부 역시 마찬가지이다. 기자, 작가로 활동하는 곽정은과 시원한 일침으로 시청자의 마음을 대변하는 한혜진, 그리고 센스 넘치는 홍석천까지 <마녀사냥>이라는 프로그램에 아주 적합한 MC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총 7명의 MC 군단이 등장하지만 이 중 예능인은 신동엽과 유세윤 뿐이다. 그러나 그 둘을 제외한 나머지 MC들이 예능인 못지않은 입담으로 사연을 분석하고 고민을 나누는 모습은 우리에게 더 신선하게 느껴진다.
< 마녀사냥>에 등장하는 게스트도 방송마다 색깔이 다르다는 것이 특징이다. 아이돌부터 배우, 모델까지 다양하게 등장하는 게스트의 등장은 매주 보는 게스트의 모습에 양념처럼 활력을 더해준다. 또한 시민들의 사연을 직접 받아 운영하는 방식 역시 매번 달라지기 때문에 매회 ‘레전드’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JTBC의 예능 프로그램이 날로 진화하고 있다. 그와 반대로 최근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은 포맷이 똑같고 진부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분명 각성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래서 신선함과 재미까지 동시에 잡아가는 JTBC의 예능 프로그램이 어디까지 진화할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언제나 우리를 즐겁게 하는 JTBC 예능 프로그램의 승승장구를 기대해본다.
<사진= 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