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합시다” OC에 평생공부 공동체 ‘재미지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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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공부 공동체를 표방한 ‘재미지게’ 강사진들이 강의 과정에 관해 의논하고 있다.<사진제공=재미지게>

이름조차 재미 있다. ‘재미지게’-.

오렌지카운티에 갓 생긴 모임의 이름이다. 서로 배우고 가르치는 평생 공부 공동체라고 한다. 공부방이고, 토론회이며, 강의실이고, 연구모임이다.

5월의 첫번째 월요일인 지난 4일 가든그로브에 있는 글사랑 모임방이기도한 정찬열 보험 사무실에서 첫 강좌를 시작하면서 출발을 알렸다. 첫날에만 오전(10시~정오) 오후(2시~4시) 저녁(7시~9시) 세차례에 걸쳐 3개의 클래스가 열렸다. 서양음악사와 지휘를 전공한 김규삼 박사의 ‘서양음악 작곡가 순례-비발디’가 첫 강좌의 테입을 끊었다. 언론인 박영규씨가 ‘자서전 쓰기’로 오후 강좌를 맡았고, 경북대 임승택 교수의 ‘인도철학사와 불교’ 강좌가 저녁 시간을 채웠다.

첫날 강의의 수강생은 단 3명에 불과했지만 ‘재미지게’의 공동 대표인 박영규씨는 개의치 않는다.

“첫술에 배 부릅니까. 천리길도 한걸음이고요. 차차 모여들 겁니다. 어차피 강좌당 20명으로 제한하고 있으니 인원수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박씨에 따르면 모두가 선생이고 모두가 학생인 가운데 학교공부가 아니라 평생동안 알고 싶었고, 해보고 싶었던 ‘그’ 공부, 돈 버는 공부가 아니라 품위 있게 살게 해주는 ‘그’ 공부, 나만 관심 있는 줄 알았는데 남도 관심 있어하는 ‘그’ 공부를 하자는 모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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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지게’의 첫 강좌가 열린 지난 4일 박영규 공동대표(맨 오른쪽)의 자서전 쓰기에 관한 강의를 수강생들이 경청하고 있다.<사진제공=재미지게>

지난 1998년 문학평론가 고미숙씨가 한국에서 ‘수유너머’라는 이름의 인문학 연구모임을 만들어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상당한 네트워크로 성장했다. ‘재미지게’는 거기에서 착안해 박씨를 중심으로 지역사회에서 글사랑 모임으로 유명한 정찬열 시인과 서양미술 전문가인 철학박사 김상의 목사 등 3인이 공동대표로 뜻을 모아 비롯됐다. 이들은 남가주에서 활동하는 각 분야의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을 강사진으로 섭외, 문을 열기에 이르렀다.

16개의 강좌가 마련돼 있다. 인문학과 예술의 만남(김상의 목사·미술가), 나의 오지체험기(홍승길·오지여행가), 인도 서사시 마하바르타 함께 읽기(오동석·의사), 인도철학사와 불교(임승택 경북대 교수), 7대륙 최고봉 등정기(김명준·사업가),우리역사 바로알기(돈 김·사학자), 장자 함께 읽기(여천기·정신의학 전문가), 정원가꾸기(고영아·LA중앙일보 웰빙가드닝 필자), 비전문가를 위한 빅뱅우주론(김강수·우주공학박사), 스마트폰 사용법(데이빗 김·통신전문가),효과적인 대화법(여명미·의사), 오토하프 세계로의 초대(송동진·사업가), 사진강좌(손대현씨), 오렌지글사랑모임(정찬열 시인), 자서전·평전 쓰기및 내 인생의 책(이상 박영규·알라딘 서점 운영) 등이다. 모든 강사는 재능기부, 다시 말해 자원봉사다.

“클래식 국악 기타연주 등 음악 관련 강좌와 나만의 건강요법, 영화감상, 김광석 다시 부르기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강의도 하고 토론도 할 분이라면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재능기부는 지식인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거대담론이 아니라 개인의 교양이 조금씩 쌓여 세상이 바뀌는 것 아닐까요”

박씨는 “수강 회원이 되기 위한 자격이나 조건은 없다”라며 “다만 강의모임 운영에 필요한 최소경비로 강좌당 10달러, 또는 모든 강좌를 수강할 수 있는 월회비 100달러를 내면 된다”라고 덧붙였다.

▲강의실 :정찬열보험 사무실(9681 Garden Grove Blvd #203, Garden Grove, CA 92844) ▲수강신청 문의: 박영규(714-757-9771) 정찬열(714-530-3111) 이메일([email protected] /* */) ▲홈페이지:cafe.naver.com/jaemeejig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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