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김 PD는 “제임스 후퍼가 좋은 예다. 유럽 특집이나 그 외에도 특집 같은 걸 할 때는 떠난 친구들이 나올 수 있는 거다”고 말했다.
이 자체만으로도 시청자와 소통하겠다는 자세다. 얼마전 ‘비정상회담’ 1주년을 앞두고 여섯 명의 멤버가 하차한다는 사실이 전해졌을 때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중에서 잘 하고 있는 사람들을 왜 교체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제작진으로서는 토크의 반복, 포맷의 식상함 등이 생기면서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점을 감안한다 해도 아쉬운 점이 있었다. 러시아 대표 일리야 벨랴코프와 벨기에의 줄리안 퀸타르트, 일본의 테라다 타쿠야의 하차였다.
일리야는 아무래도 ‘비정상회담‘의 숙제처럼 돼버린 서유럽 중심의 사고관을 벗어난 또 다른 사고방식, 거기에 차분하고 뚜렷한 주관과 나름의 논리를 덧붙여 색다름을 전해주며 사랑받았다.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러시아의 요즘 정치, 경제, 문화에 대해 이야기해주기도 했다.
줄리안은 교과서에서 배운 것과는 또 다른 많은 유럽 정보를 알려주었다. 줄리안은 간혹 여기저기 지나치게 개입하기도 하지만 분위기 메이커임은 분명하다.
테라다 타쿠야의 경우, “새롭게 들어오는 멤버들은 기존 비정상들과 나라가 겹치지 않아 다양성 측면에서 변화를 줄 수 있지만, 굳이 타쿠야를 빼고 SM 연습생 출신인 어린 일본인을 기용하는 데” 대한 의문이었다. 이에 대해 김희정 PD는 “새 멤버들은 흥미로운 포인트가 많다. 각 나라 사람들이 모여 문화적 베이스를 가지고 토론하는 프로그램이라 다양한 나라를 보여주고, 대륙별로 형평성을 맞춰가며 정치 외교적 관계 등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 과정에서 케미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일본 멤버의 교체는 고민을 많이 했다. 다쿠야는 일본 하면 안좋게 생각하고, 어렵게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을 친근하게 풀어준 착한 친구라고 생각하고, 그의 역할이 컸다. 새로운 일본 멤버는 새 친구만이 할 수 있는 매력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새로운 일본 멤버가 유창하고 유식하다는 말도 들려주었다.
‘비정상회담’ 제작진은 1년이 되면서 포맷이 반복되는 듯한 식상함을 극복하기 위해 개편에 나섰다. 서유럽 멤버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점을 감안해 북유럽, 동유럽과 남미, 중동 등 다양한 지역 멤버들을 기용했다. 하지만 고충도 있었다. 한국에 있는 외국인들은 많고 다양한 외국인 청년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지만 한국어를 잘 해야 하고 토론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주관과 논리를 갖춘 사람들을 찾기는 어려웠다.
러시아의 일리야 등 하차한 멤버들의 경우 주제에 따라 얼마든지 출연이 가능하다고 하니, 앞으로 ‘비정상회담‘의 융통성 있는 운용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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