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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주택 렌트비는 왜 이렇게 빨리 오르는 것일까?
고용시장이 개선되면서 올해 1분기 미국 가구수는 전년보다 무려 150만 가까이 증가했다. 그렇지만 이들 신규 가구 대부분은 취업과 동시에 부모에게서 독립한 캥거루 세대다. 주택구매 능력이 없는 이들은 당연히 렌트로 몰렸고 렌트비는 자연스럽게 올랐다. 렌트 수요가 몰리다 보니 지난 2분기 전국 임대료는 전년 동기 대비 5.2% 오르면서 15년래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북가주 오클랜드 등 일부 도시는 렌트비가 전년동기 대비 11%이상 인상됐다.
더 큰 문제는 시장 상황이 임대자에게 친화적이지 않다는데 있다. 최근 시장에 공급되는 매물을 보면 건설업체들이 주택 보다는 호화 아파트에 집중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실례로 지난해 부터 올해까지 LA 한인타운에 공급된 물량만 봐도 전량 호화아파트다. 이들 아파트는 1베드룸이 2500달러를 넘을 만큼 고가로 어지간한 수입으로는 입주 자체가 어렵다. 한달에 1만달러는 벌어야 주거비 부담이 덜할 지경이다.
건설사들 입장에서는 고급 아파트 1채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중저가 아파트 다수를 건설하는 것보다 많다 보니 당연히 럭셔리 주택 건설에 집중하고 있다.
전미부동산협회(NAR)의 최근 조사는 앞으로도 렌트비가 계속 오를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밀레니얼과 그 이후 세대는 운전하기 보다는 걷는 것을 그리고 자동차 보다는 버스나 기차를 통근 수단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조사에서도 신세대들은 자동차와 집을 소유하는 것보다는 직장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부대시설이 좋은 아파트를 택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 모두 렌트 수요가 증가할 것임을 예고하는 사례다.
렌트비 인상이 끊임없이 지속되면서 각 도시 시의회는 시정부 차원에서 저가 주택 공급을 늘리는 구역 개발안을 고안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LA 역시 한 지역에 모든 소득층을 거주하게 해 소득 불평등의 피해를 없애는 방안을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은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