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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소유주 최모씨는 최근 집을 팔기 위해 감정을 받았다. 결과는 본인이 책정했던 가격과 감정사가 판단한 가격이 크게 달랐다. 최씨는 최소 70만달러는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감정사는 68만달러가 최대라고 평가했다.
지난 2010년초 REO 매물을 헐값에 사들였던 것을 고려하면 큰 돈을 남기게 되지만 서운한 감정은 감출 수 없었다. 2만달러라면 새로 이사갈 집에 어지간한 살림살이를 채워넣을 수 있는 금액이다.
최근 주택 소유주와 감정사 사이의 의견 차가 커지고 있다. 모기지 업체 퀵앤론이 최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주택 소유주와 감정사의 판정가 차이는 지난 5월 대비 2배나 늘어난 2.33%로 나타났다. 다시말해 감정사가 소유주보다 집값을 2.33% 낮게 본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소유주와 감정사 사이의 평가차이는 어디서 발생하는 것일까?
주택 소유주의 예상가격이 감정사의 판단가와 다른 것은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감정적인 요인이 있다. 소유주의 입장에서는 자기 것이다 보니 객관적인 판단이 어렵고 “좀 더 받을 수 있겠지”라는 낙관론이 생기기 마련이다. 두번째는 주택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나온다. 주택 소유주들은 최근 트렌드를 감안해 주택 가치가 계속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가치가 더 오를테니 더 받을 수 있다는게 소유주들의 의견이다.
반면 감정사들은 주택 가치 상승폭이 이제는 한풀 꺾였다는 시각이다. 실제 질로우를 포함한 다양한 주택 포털 사이트의 집값 평가 결과 7월 역시 6월에 비해 0.27%가 떨어진 것으로 집계돼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세번째는 지역 문제다. 같은 스펙의 집이라고 해도 지역에 따라 값이 달리 매겨질 수 밖에 없다. 심지어는 거리 하나를 사이로 교육구가 달라지는 지역은 가격 차이가 수만달러가 나기도 한다. 또 이웃에 신규개발이 이어지거나 단지내 생활 편의시설이 많아도 가치가 올라간다.
한 감정사는 “한 단지내의 집이더라도 가격이 달리 매겨지는데 주택 소유주의 입장에서는 이를 이해하기가 힘든게 당연하다”라며 “하지만 리스팅 가격을 써낼 때는 브로커와 감정사의 충고를 듣는 것이 좋다. 감정사가 제시하는 가격이 냉정한 시장가격이라고 보면 된다”라고 했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