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 기자]제작진의 사과는 매우 빨랐다. 하지만 한번 되짚어볼만한 사안이다.
MBC ‘일밤-진짜사나이’에 출연한 여군인 김현숙과 사유리가 제식훈련 시범을 보이는 조교의 엉덩이에 관한 사담을 방송에 그대로 내보낸 게 화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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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성희롱 수준이었냐 하는 것이다. 성희롱은 남녀 성차 없이 받아들이는 사람의 기분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불쾌한 기분이 들었다면 성희롱이 될 수 있다.
방송으로 내보낸 콘텐츠이기 때문에 당사자 뿐만 아니라 시청자도 불쾌함과 민망함을 느낄 수 있다. 이번 문제 제기도 시청자인 해당 조교의 누나가 시청자 게시판에 “MBC에 실망했다”면서 사과를 요구한 것이다.
가족예능 시간대에 이런 내용을 방송하지 않는 게 옳다. 가족들이 함께 보기에 민망할 수 있다. 제작진이 이와 관련된 문제 제기에 빨리 대처해 명백한 잘못이라고 사과를 한 건 좋지만, 다음에는 욕심을 과하게 내지 말아야 한다는 걸 알려주었다.
제작진은 ‘진짜사나이’가 어차피 예능이다 보니, 남자 조교의 엉덩이가 멋있다고 말한 여군들의 이야기를 걸러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그녀들의 은밀한(?) 토크‘라는 자막을 달고 CG 등 편집기술을 가미해 더욱 부각시켰다. 약간의 자극으로 재미를 주고 시청률을 올리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여군들이 사적으로 하는 얘기에는 뭐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식으로호기심과 궁금증을 자아내는 것이다.
제작진이 또 하나 간과한 것은 여군들의 이야기가 남자 조교에 대한 호감의 표현으로 이해해버린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김현숙과 사유리는 해당 조교가 너무 멋있다며 열을 올린 것이다. “우리 조교님 너무 멋지고 섹시해요” 정도로 했으면 될 것을, “엉덩이가 화나 있다” “엉덩이가 올라가 있었다. 엉덩이밖에 못 봅니다”고 과한 표현을 써 논란의 여지를 제공했다.
관찰예능은 어차피 사적인 내용들이 많이 방송된다. 연예인집안과 군대 생활관까지 카메라를 설치해놓고, 사담들을 계속 내보내고 있다. 하지만 성희롱 논란이 될만한 사안들로 논란을 불러일으키면 프로그램에 대한 호감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