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 엔터] 하반기 극장가, 실화 영화 몰려온다…‘검증된 이야기의 힘’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상반기 개봉 외화 가운데 흥행작들은 허구의 이야기를 스크린에 옮긴 경우가 많았다. 각각 600만,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외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와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을 비롯해 ‘쥬라기 월드’(약 550만 명),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약 380만 명), ‘인사이드 아웃’(약 380만 명), ‘분노의 질주: 더 세븐’(약 320만 명) 등을 꼽을 수 있다. 


하반기엔 실화 소재의 외화들이 흥행 바통을 이어받을 전망이다. 산악 사고 생존자들의 실화를 그린 ‘에베레스트’, 미국 쌍둥이빌딩을 횡단한 필리페 페팃의 이야기를 담은 ‘하늘을 걷는 남자’ 등이 실화의 묵직한 감동으로 무장한 채 개봉 채비를 마쳤다. 


오는 24일 개봉을 앞둔 ‘에베레스트’는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세상 가장 높은 곳 에베레스트에 도전한 산악 대원들의 실화를 그린 영화다. 1996년 산악 사고의 실제 생존자가 쓴 베스트셀러가 원작. 해발 8848m 에베레스트의 압도적인 풍광, 인간의 한계를 뛰어 넘어 도전하는 대원들의 모습, 극한 상황에서 가슴을 울리는 동료애와 가족애 등이 영화의 볼거리로 꼽힌다. 특히, 제작진은 압도적인 에베레스트의 위엄을 전하기 위해 아이맥스(IMAX) 촬영을 선택했다. 아이맥스 필름 및 촬영 장비까지 모두 실제 에베레스트에 옮겨 촬영이 진행됐고, 직접 에베레스트 등반에 나선 배우들과 스태프들은 고산병에 시달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베레스트’의 바통을 이어받을 실화 소재의 영화는 ‘대니 콜린스’(감독 댄 포겔맨). 영국 출신의 가수 라이터 스티브 틸스턴의 실화가 모티브인 작품이다. 최고의 슈퍼스타 ‘대니 콜린스’(알 파치노 분)가 40여 년 만에 도착한 존 레논의 편지로 인해 일생일대의 변화와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할리우드의 명배우 알 파치노는 초대형 무대에서 실제 관객들과 호흡하며 공연을 펼치는 등 열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브 어페어’의 아네트 베닝,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의 제니퍼 가너 등 베테랑 배우들이 가세한 영화는 다음 달 1일 개봉 예정이다. 


‘하늘을 걷는 남자’(감독 로버트 저메키스)는 6년 간의 치밀한 계획 끝에 1974년, 당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지상 411.5m, 110층) 사이를 횡단하는 퍼포먼스를 벌인 필리페 페팃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닐 암스트롱 이후 최초의 하늘을 걷는 남자’라는 타이틀을 가졌던 실존 인물 페팃의 이야기를, IMAX 촬영과 최첨단의 3D스크린 기술로 담아내 아찔한 체험까지 선사한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 ‘인셉션’ 등으로 국내에서도 인지도 높은 조셉 고든 레빗이 주연을 맡았고,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에 빛나는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기대감을 더한다. 10월 22일 IMAX 3D 개봉 예정이다.

실화 소재 영화의 강점은 검증된 이야기의 힘을 꼽을 수 있다. 미디어를 통해 알려진 당시 대중들의 마음을 흔들었던 실화인 만큼, 관객들이 난생 처음 접하는 이야기를 스크린에 옮기는 것보단 유리한 고지에서 출발하는 셈이다. 아울러 실화는 허구의 이야기보다 관객들이 감정을 이입하기 수월한 면이 있다. 게다가 그 실화가 꾸며낸 이야기로 느껴질 만큼 드라마틱하다면 그 충격과 감동은 배가될 수 밖에 없다. 

한편, 올 하반기 최고 기대작 중 하나인 영화 ‘마션’(감독 리들리 스콧)은 실화는 아니지만, 실제 인물에서 모티브를 얻은 캐릭터, 미 항공우주국 NASA의 검증을 거친 내용 등으로 실화 못지 않은 사실감을 전할 예정이다. 화성을 탐사하던 중 고립된 한 남자를 구하기 위해 NASA의 팀원들과 지구인이 펼치는 구출 작전을 그린 영화. NASA가 주 공간으로 등장하는 만큼, 감독은 사실감을 위해 실제 미국 휴스턴에 위치한 NASA 본부에서 3주 간 촬영을 진행했다. 또, 화성에 고립된 주인공을 구출하기 위해 애쓰는 아레스3 탐사대원 캐릭터들은 실존 인물에 기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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