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왜 아나운서가 됐을까 싶은 천상 연예인형 인물 ★★★
고승희=캐릭터 플레이가 능한 아나운서…‘필요’했고 ‘적합’했다 ★★★★
이혜미=안정적 진행 예능감, 바쁠만도 ★★★☆
정진영=왠지 모르게 밉상이지만 안 보이면 서운하지 않나 ★★★
▶ 정형돈 3개
김성진=기나긴 숙성의 세월끝에 발효된 된장같은 ★★★
고승희=성실함으로 쌓은 예능감, 스폰지 같은 마력…‘전성기’ ★★★☆
이혜미=세뇌된 건가. 진짜 ‘사대천왕’ 같아 ★★★★
정진영=있는 듯 없는 듯 하다가도 자리가 비면 확실히 느껴지는 존재감 ★★★
▶ 유세윤 2개
김성진=‘신들린 애들립’과 ‘불편한 유머’ 사이 경계인 ★
고승희=의외의 순간 판을 흔드는 재주…야외보다 스튜디오가 더 웃긴 예능인 ★★
이혜미=정신없이 웃기지만, 여전히 ‘아슬아슬’ ★★☆
정진영=호불호를 떠나 이보다 동물적인 감각을 발휘하는 진행자가 또 있나? ★★★★
추석판 신작 예능을 MC계의 ‘신흥강자’들이 꿰찼다.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을 아울러 새롭게 제작된 14편의 예능 프로그램 중 10편을 전현무, 정형돈, 유세윤이 나눠가졌다. 예능MC로의 색깔이 달라 겹치는 프로그램은 없다.
독보적인 일순위는 전현무다. 전현무는 총 다섯 편에 얼굴을 비추며 지상파 방송3사와 종편을 넘나든다. 기존에 해왔던 프로그램에 더하면 숫자는 13편(MBC FM4U ‘굿모닝FM 전현무입니다‘, MBC ‘나 혼자 산다’, SBS ‘K팝스타’, tvN ‘뇌섹시대-문제적 남자’, ‘수요미식회’, JTBC ‘비정상회담’, ‘히든싱어’, 올리브 ‘주문을 걸어’)으로 늘어난다. 올 추석 안방에서 전현무는 틀면 나오는 셈이다.
전현무가 출연하는 추석 예능 5편(KBS ‘전무후무 전현무쇼’, MBC ‘아이돌스타 육상 씨름 농구 풋살 양궁 선수권대회’, ‘듀엣가요제 8 (에잇플러스)’, SBS ’어머님이 누구니‘, JTBC ‘도플싱어 가요제’)은 모두 MC로의 진행능력을 발휘해야 하며, 그 가운데 4편은 ‘대결’, ‘경쟁’형 예능으로 시청자와 ‘밀당(밀고 당기기)’할 줄 아는 예능감을 요하는 프로그램이다. ’아육대‘를 제외하곤 모두 단독 MC다.
이미 ‘다작MC’로 방송가를 누비던 전현무는 이번 추석을 기점으로 KBS의 3년 출연금지가 풀리며 전 채널을 종횡무진하게 됐다. 올 추석은 전현무에게도 방송생활 2막의 시작이다.
방송 관계자들은 전현무에 대해 “검증된 진행능력과 예능감을 갖춘 MC”라고 평가한다. 조승욱 JTBC CP(‘히든싱어’, ‘도플싱어 가요제’)는 “재치와 순발력, 예능감을 두루 갖춘 MC다. 아나운서 출신으로 안정된 진행능력을 겸비했으면서도 예능적인 재치를 지녔다”고 말했고,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워낙에 달변가다. 풍부한 교양과 정확한 발음으로 진행능력이 검증됐고, 자기 몸을 던지는 개그 마인드가 탁월한 MC”라고 평가했다. 특히 “진행뿐 아니라 프로그램 안에서 롤플레이가 가능”(정형진 CJ E&M 콘텐츠운영국장)한 점을 높이 샀으며, “기존의 단정한 아나운서의 이미지를 깨고 나온 B급 정서, 밉지 않은 인간미와 재미”(홍보사 더 틱톡 권영주 대표)가 있다고 봤다.
전현무의 뒤를 잇는 추석 다작 MC는 정형돈이다. 자타공인 ‘4대천왕’ 정형돈은 최근 “물이 오를 대로 오른 방송인”(조승욱 CP)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번엔 세 편의 프로그램에 출연한다.
정형돈은 올 추석 MBC ‘어게인 인기가요 베스트 50 95-96’을 통해 김성주와 호흡을 맞추고, KBS에선 ‘속 보이는 라디오, 여우사이’를 통해 유희열과 짝을 이뤘다. ‘네 멋대로 해라’(KBS2)에선 안정환 성시경과 함께 한다. 4대천왕의 바쁜 스케줄은 결국 건강 적신호로 이어졌다. 체력소모가 큰 두 편의 프로그램(무한도전, 우리동네 예체능)에 신규 예능을 더하니 출연작이 총 7편(기존 냉장고를 부탁해, 주간아이돌 포함)으로 늘어난 탓이다.
정형돈의 가장 큰 장점은 “상대방과 시너지를 낼 줄 아는 MC”라는 데에 있다. “누구와 함께 하든 상대방을 잘 맞춰주고 포용할 수 있는 사람”으로 “함께 하는 MC에 따라 그 사람과 자연스럽게 물이 든다. 누구와 있어도 적재적소에서 예능적인 포인트를 살리며 시너지를 내는 MC”(권영주 대표)라는 평이다. 하재근 평론가 역시 “말로 하는 개그와 진행능력이 겸비된 토크에 강점이 두드러지지 않았는데 ‘무한도전’에서 단련되고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빛을 발했다”며 “상황에 대응하며 이끌어가는 능력이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향상됐다. 본인이 튀려고 하는게 아니라 동료를 받쳐주면서 함께 조화를 이룬다”고 말했다.
유세윤은 출연 편수는 적지만 비지상파 위주로 활동하다 다시 지상파로 돌아왔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관찰예능이 아닌 MC로서의 역할로, 올 추석 MBC ‘능력자들’과 SBS ‘심폐소생송’의 진행을 맡았다. 토크를 겸하는 MC로 유세윤이 지상파에 돌아온 것은 지난해 1월 방송된 설 특집 파일럿 예능 ‘음악쇼’ 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방송 관계자들은 유세윤의 강점을 “순발력과 젊은 이미지”로 꼽는다. “아나운서처럼 순서를 진행하고 정리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개그맨 출신으로 순발력이 뛰어난 젊고 트레디한 MC”(‘심폐소생송’ 안소연 PD)이며 “정확한 발음과 뛰어난 연기력, 풍부한 표현력”(조승욱 CP)을 갖췄다는 장점이 있다. 하재근 평론가는 “어떤 이야기를 하다가도 순간 순간 튀어나오는 개인기가 현장을 살린다. 악동 캐릭터 역시 요즘 트렌드와 부합한다”고 봤다.
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