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거게임 더 파이널’, 정치적 명분이 사람을 짓누르는 것은 정의인가?


사람보다 숭고한 정치적 명분이 있을까?

‘헝거게임:더 파이널(감독 프란시스 로렌스, 원제 헝거게임:모킹제이 Part 2.)’은 전 세계적인 흥행을 불러모은 ‘헝거게임’ 시리즈의 완결편이자 지금까지의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작품이다.

‘헝거게임’을 통해 영웅으로 거듭난 빈민 출신 소녀 캣니스(제니퍼 로렌스 분)가 자신을 위협하는 스노우(도널드 서덜랜드 분) 대통령에 맞서 목숨을 건 전투에 나선다는 것이 시리즈의 전체적인 내용이다.

캣니스는 오직 여동생 프림로즈를 살리기 위해 헝거게임에 출전해 우승하지만13구역의 대통령 알마 코인은 국민 영웅으로 급부상한 캣니스의 명성을 이용해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려 한다. 스노우 대통령은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역습을 가한다.

캣니스는 자신이 전쟁의 선전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지만 스노우 대통령을 몰아내고, 전쟁을 끝내기 위해 도구 역할을 자처한다. 하지만 전쟁의 승리를 위해 무고한 시민을 공격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보인다.

영화에서 시민들은 스노우 대통령과 알마 코인의 정치적 두뇌 싸움과 이 모든 것을 설계하는 플루타르크의 전략 속에서 희생양이 된다. 시민들은 물론 전쟁에 참여하고 있는 캣니스와 군인들도 이들의 전략에서 벗어날 수 없다.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에피소드답게 영화 속 액션과 스케일은 전작을 넘어선다. 캣니스와 전우들을 위협하는 괴생명체와 다양한 부비트랩은 영화를 보는 관객들마저 긴장감을 갖게 한다.

시리즈 초반 20살을 갓넘긴 소녀였던 제니퍼 로렌스는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20대 여배우로 자리매김한만큼 액션과 감정 연기에서도 시리즈 최고의 연기를 선보이며,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자의 저력을 발휘했다.


무엇보다 영화 속 정치적 긴장감을 극대화하는 것은 줄리안 무어, 도널드 서덜랜드, 故 필립 세이모어 호프먼 등 명배우들의 열연이다. 품격있는 정치스릴러를 연상시키는 이들의 열연은 ‘헝거게임’ 시리즈를 보는 또다른 재미를 더하고 있다.

영화는 비록 상상력으로 창조된 세계관의 이야기지만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정치가들의 무의미한 명분 싸움 때문에 수많은 약자들이 희생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정치에서 선악의 구분은 무의미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두 정치 세력의 싸움에서 피해를 보는 것은 약한 사람들이다.

이미 현실에서는 영화 못지않은 처참한 비극이 펼쳐지고 있다. 아프리카와 중동에서는 각각 부족과 교파가 다른 세력의 충돌로 약하고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되고 있다. 그들이 내세우는 명분이 오히려 서로를 죽이고 있는 것이다.

‘헝거게임’ 시리즈는 그럴싸한 대의명분을 앞세운 폭력을 자행하는 정치 권력에 경고하고 있다. 사람보다 귀하고 가치있는 대의명분은 과연 사람을 위한 것일까?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여평구 이슈팀기자 /hblood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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