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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N과 윌셔은행의 합병 논의는 지난 9월부터 본격화된 것으로 알려진다.
물론 두 은행의 지주사(Holding Company)인 뱅콥 이사회를 이끌고 있는 BBCN의 케빈 김 행장겸 이사장과 윌셔의 고석화 이사장 간의 회동에서 시작됐다. 합병과정에 깊숙히 관여한 한 관계자에 따르면 BBCN의 케빈 김 이사장이 먼저 “합치자”고 했다. 이에 고 이사장은 망설임없이 “그럽시다”라고 했다고 전해진다. BBCN측으로서는 고 이사장이 선뜻 화답한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고 한다.
고 이사장은 윌셔은행의 지분을 20%가량 지녀 사실상 개인오너체제를 구축한 상태였고, 이사회의 분위기도 BBCN이나 한미 등 다른 한인은행처럼 분파적이지도 않아 스스로 통제력을 유지하는 입장이었다.그처럼 편안한 처지를 벗어던지고 통합은행을 만들어 도전을 해야할 이유가 있겠느냐 싶었던 BBCN이사진의 의구심은 첫 회동 이후 3주 가량 지나 이뤄진 케빈 김-고석화 간의 두번째 만남에서 재확인 과정을 거치게 된다.
BBCN측은 윌셔측의 합병의지를 확인하자마자 키프,브루옛&우즈(Keefe, Bruyette, & Woods)를 주관사로 선정, 합병 실사를 맡겼다. 윌셔 또한 샌들러 오닐 파트너스(Sandler O’Neill Partners)를 자문사로 선정했다. 그게 10월초였으니 그로부터 꼬박 2개월여 동안 통합을 위한 각종 실사작업이 진행된 셈이다.
그러던 중 한인사회의 한 일간지가 ‘BBCN이 한미은행에 합병하자는 제안서를 보냈다’는 보도를 내보냈다. 여러모로 의심스러운 내용이 많았지만 무엇보다 BBCN측의 반응이 무덤덤했다. 케빈 김 행장겸 이사장은 “금시초문”이라며 언급할 가치도 없다는 태도였다. 이미 윌셔와 합병을 위한 실사작업이 상당히 진척되던 상황이었던 만큼 한미은행측의 언론플레이일 가능성이 높았다는 후문이다.
헤럴드경제는 11월 17일 “두 은행이 합병협상을 본격화해 마무리돼가는 단계”라는 제보를 받고 확인과정을 거쳐 다음날자 신문에 톱기사로 단독보도했다.이에 한미은행은 11월 23일 전격적으로 BBCN이사진에 통합을 제안하는 편지를 보냈다는 사실과 조건을 유례없이 공개했다. 한미측은 편지에서 ‘헤럴드경제’의 보도를 인용하기도 했다.
7일 통합발표가 끝난 뒤 BBCN의 한 이사는 “당시 헤럴드경제의 단독 보도로 인해 한미측이 공개제안을 하게 된 건 사실인데 이미 윌셔은행과 합병 실사작업이 다 끝난 상태였지만 그래도 조건을 비교나 해보자는 취지에서 공식발표 시기가 늦어진 측면도 있다”라고 말했다.
BBCN 이사회는 일요일인 지난 6일 외부 자문기관에서 보내온 윌셔-한미 합병조건 비교 보고서를 최종적으로 검토한 끝에 13인 이사의 표결에 부쳐 9대4로 윌셔와 합병건을 승인했다. 황덕준·최한승 기자